도쿄·상하이에는 있지만 한국 스타벅스에는 없는 '이것'

입력 2019-12-01 14:31   수정 2020-02-1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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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1300여 개에 달하는 스타벅스 매장이 있다. 스타벅스가 전 세계에 약 800개만 지정해 운영하는 리저브 매장(스페셜티를 판매하는 지점)도 우리나라에 무려 96곳이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스타벅스에도 없는 것이 있으니, 바로 '로스터리 매장'이다.

커피를 직접 볶는 스타벅스 로스터리 매장은 시애틀·뉴욕·밀라노·상하이·도쿄·시카고 등 여섯개 도시에만 존재한다. 가장 최근에 생긴 지점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 문을 연 지점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스타벅스 매장이기도 한 이 매장의 면적은 3만5000평방피트(약1000평)다.

매장 1층에는 로스팅된 커피 원두를 보관하는 높이 17m 짜리의 원통형 커피 통이 있는데, 이 통에는 투명한 관들이 연결돼 있어 커피가 필요한 각 층으로 옮겨진다. 매장을 방문한 손님은 원을 그리며 움직이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커피의 이동 과정을 구경할 수 있다.

스타벅스는 이러한 형태의 매장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체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스타벅스 측은 2017년 시카고 로스터리 지점 오픈 계획을 발표하며 "단순한 커피 가게가 아니라 특별하고 낭만적이고 체험적인 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국내 매출 2조 원을 바라보는 한국 스타벅스에서도 이러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매장이 생길 수 있을까.

프랜차이즈 카페 업계 관계자는 "로스터리 매장은 비즈니스라기보다는 투자의 개념이다"라면서 "한국의 커피 시장 규모와 스타벅스 코리아의 매출 규모 등을 고려하면 한국에도 스타벅스 로스터리 매장이 생길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6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커피전문점 현황과 시장 여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 1인의 커피 소비량은 연간 353잔이었다. 세계 평균(132잔)의 2.7배에 달하는 양이다. 커피전문점 매출액 규모는 43억 달러로 미국(261억 달러), 중국(51억 달러)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보다 인구가 2배 이상 많은 일본은 40억 달러로 4위였다.

하지만 한국 스타벅스는 신세계 이마트의 영향을 받고 있기에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로스터리 매장을 세우기 위해서는 스타벅스 측이 신세계 이마트와도 협의를 해야하는데 매장의 규모가 크고 비용도 많이 들다보니 고려해야할 사항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 이마트는 현재 스타벅스 코리아의 지분을 50% 가지고 있다.

이 관계자는 로스터리 매장을 세우는 것에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는 "스타벅스는 직영점 형태로 운영돼 전국의 모든 지점 커피 맛이 같다는 것이 장점이자 콘셉트"라면서 "로스터리 매장이 생기면 일부 매장의 커피 맛이 달라질 수도 있고 이 경우 스타벅스가 추구하는 방향성이 틀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국내에서 개인 카페 등이 소규모로 로스터리 카페를 운영하는 경우는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특히 미국의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 블루보틀은 지난 5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한국 1호점을 로스터리 매장으로 오픈했다.

당시 블루보틀 관계자는 "전 세계 매장을 운영하면서 딱 네 군데에서만 로스터리를 하고 있다. 이 중 한국이 포함돼 있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 시장과 고객들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루보틀 로스터리는 미국에 2곳, 일본에 1곳, 국내 1곳 존재한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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