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금요일엔 홍콩 간다

입력 2019-12-01 16:09   수정 2019-12-0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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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헤지펀드의 상당수는 홍콩에 본부를 둔 펀드다. 이들 펀드는 6개월 단위로 단타 치고 빠지는 경향이 많은데 지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바람에 국내 선물옵션 시장의 변동성이 갑자기 확 줄어드는 사태가 있을 정도로 이 시장에서 그들의 영향력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의 영향력을 살펴볼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만기일이 지나고 그다음날인 금요일이 되면 한국 선물옵션 시장의 변동성이 확 줄어드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매주 금요일 오후장을 보시라. 그러면 이상한 현상이 발생함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평소에는 오전장에서 추세가 발생하면 종가에서 미결제약정이 줄어들면서 추세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오전에 추세를 만들었던 세력이 종가에 그 포지션을 털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떤 금요일을 보면 오전에 추세를 만들었던 세력이 점심시간에 그 포지션을 터는 모습이 가끔 보이는 경우가 있다. 당연히 점심시간에 미결제약정이 줄어들고 그 이후에는 박스권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매매자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힘든 장이 된다. 더구나 그런 경우에는 이상하게 월요일 아침장에서도 횡보할 때가 많다.

국내 선물옵션 시장의 주포가 외국인이고 그들의 본부가 홍콩에 있어서 주말에 그들이 홍콩 간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금요일 오전장에서 그들은 포지션을 정리하고 오후에는 짐을 싸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들이 주말을 홍콩에서 보내고 국내로 다시 돌아오는 것은 월요일 새벽 비행기가 되지 않을까. 그래서 오전에 사무실에서 미팅을 하고 주문을 다시 내는 시점은 오전장이 지나가는 시점이 되지 않을까. 그래서 금요일 오후장에서 횡보하는 날은 다음주 월요일 아침에도 횡보하는 것으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여러분이 만약에 이런 현상을 직접 겪어본다면 이제 이 시장의 주포가 누구인지는 분명해질 것이다. 우리가 그들과 싸워서 이기려면 그들이 생각하는 것과 그들의 행동 패턴을 연구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들이 행동할 때 우리는 옵션을 매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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