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기 침체의 가능성은 높은 상황일까? 일단 글로벌 경제성장은 최근 몇 년간에 비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미국 1.7%, 유로존 1.0%, 중국 5.7%다. 과거 1~2년 전에 비해 낮은 수치다. 하지만 미국의 전망치는 잠재성장률(연 1.8~1.9%)에 거의 근접한 수치다. 다른 주요국의 성장률 둔화세도 2~3분기에 저점을 찍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재정 확대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둔화가 경기 침체로 이어지려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사례처럼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정책이 수반돼야 한다.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Fed)은 올해 총 75bp(0.75%)의 금리를 인하했고 대차대조표 확대정책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유럽 중앙은행과 일본은행은 중앙은행 예치금과 정책금리에 각각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 중이다. 또 다른 경기 침체 지목 요인이던 미·중 무역분쟁도 지난 8~9월 최악의 국면을 지났다. 최근의 완화 국면은 2020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내년 자산관리 전략은 우선 그간 축소했던 주식 비중을 선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순이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상승세 지속이 기대되는 미국 주식과 재정 확대 및 정보기술(IT) 부문의 이익 개선으로 투자 매력이 높아진 한국 주식을 들 수 있다. 신흥시장에서는 전향적인 재정정책이 추진 중인 인도 증시와 MSCI 신흥국지수 편입 이슈가 남아있는 베트남 증시 전망이 긍정적이다. 반면 유가 하락 상황에서 에너지 가격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 증시의 전망은 긍정적이지 않다.
채권은 당분간 중립적인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판단된다. 장기 금리의 추세적 하락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내년만 놓고 보면 경기 침체 우려가 줄어들면서 올해의 공격적 통화 완화정책이 유지되기 힘들 수도 있다. 그간 크게 하락한 국내외 시중금리가 10월 이후 재차 상승하면서 가격 부담도 일정 수준 해소됐다. 투자자 성향에 맞는 적정 비중 보유전략은 단기적으로 유효하다.
곽재혁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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