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주가가 3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지난달 3만원대 주가를 회복한 후 숨고르기 중이다.. 2일 오전 10시54분 현재 하이트진로는 전 거래일보다 0.18%(50원) 내린 2만8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이트진로 주가는 올해 맥주 테라와 소주 진로 신제품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줄곧 우상향 추세를 보였다. 지난달 20일 3만700원(종가 기준)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테라 출시 당시(3월 21일) 1만8000원대 초반에 불과했던 주가가 약 7개월 여 만에 70%가까이(69.14%) 뛴 셈이다.
3월 출시된 테라가 2억병 넘게 판매되면서 주가를 띄웠다. 테라의 경우 소주(참이슬)와 함께 타먹는 소폭(소주+맥주 폭탄주) '테슬라'의 인기 덕을 톡톡히 봤다. 여름 성수기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함께 일본 맥주 소비량이 급감한 점도 흥행에 도움을 줬다. 이어 올 4월 출시한 알코올도수 16.9도 소주 '진로'의 인기가 더해져 3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둬 투자심리가 달아올랐다.
이후 주가는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같은달 21일부터 7거래일 연속 하락해 2만8000원대 초반까지 밀렸고 이날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9일 진로의 판매량이 1억병을 돌파했다는 소식도 주가를 밀어올리지 못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는 '테라'와 '진로' 인기 덕에 호실적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 있다. 단기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발생하면서 주가가 사그라들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적 측면에서는 신제품 효과가 지속적으로 발휘되면서 개선세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도 소주 부문이 실적을 견인하는 가운데 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른 맥주 부문 수익성 개선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3분기 맥주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0%포인트 뛴 56.9%를 기록했고 4분기 들어서도 개선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4분기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은 5.7%, 112.3% 증가한 4987억원, 374억원으로 전망했다.
김혜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하이트진로는 올해 맥주와 소주 부문 모두에서 신제품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했고, 한 번 잡은 승기는 내년에도 꺾이지 않을 것"이라며 "오비맥주가 점유율 방어를 위해 테라 가격을 4.7% 인하해 변수가 있지만 실질적 인하라고 보기 어려워 우려는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소주 부문의 경우 지난 5월 6%의 가격 인상과 참이슬의 판매 호조, 진로의 성공적 안착이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하이트진로의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 5137억원과 405억원이다. 매출은 지난해 4분기보다 8.90%, 영업이익은 130.11% 늘어난 수치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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