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이) 협상의 주도권을 갖는 것은 고사하고 아무것도 손에 얻지 못하는 결과를 만들어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무너진 원내 협상력을 복원하겠다”며 원내대표 경선에 도전장을 냈다. 그는 “야당의 진정한 무기는 기술적이고 전략적인 협상이어야 한다”며 “저는 원내 협상력 복원의 적임자”라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의 임기는 오는 10일까지다.
강 의원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에 대해서도 여당과 협상의 문을 열어두겠다고 했다. 강 의원은 “공수처든 연동형 비례대표제든 (여당에) 양보할 건 양보하면서 얻어내야 한다”며 “당내에 이런(협상론) 기류가 많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그동안 “여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한다면 협상도 없다”고 ‘강경론’을 유지해왔다.
강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직후 나 원내대표는 자신에 대한 재신임을 묻겠다며 4일 의원총회를 예고했다. 한국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국회의원의 잔여 임기가 6개월 이내일 경우 의총 결정에 따라 국회의원 임기 만료 때까지 원내대표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 강 의원 외에도 4선 유기준 의원, 5선 심재철 의원 등이 경선 출마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나 원내대표 교체 여부를 두고 당내에선 의견이 갈려 있다. 임기 연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쪽은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원내 전략을 진두지휘하던 나 원내대표를 도중에 바꾸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본다. 내년 선거운동 때 인지도가 높은 나 원내대표가 당의 간판을 맡는 게 도움이 될 것이란 견해도 적지 않다. 반면 교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의원들은 현재 교착 상태에 놓여 있는 여야 협상을 뚫어내기 위해서라도 새 원내지도부가 구성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 지도부가 원칙론에만 묶여 협상 공간을 좁히고 있다는 불만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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