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끝나지 않은 아시아나 기내식 갈등..게이트고메, 금호산업 지분 담보잡았다

입력 2019-12-03 14:57  

≪이 기사는 12월02일(09:2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으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선정되면서 해묵은 기내식 갈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주주가 바뀌면서 기내식과 관련된 계약을 새로 체결하는 일이 금호그룹 전체의 재무상황이 한층 악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1일 관련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작년 7월부터 인천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납품을 맡고 있는 게이트고메코리아(이하 게이트고메·사진)는 기내식 계약 변경 등에 대비해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인 금호산업의 지분 일부를 후순위 담보로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호그룹은 박삼구 전 그룹 회장 등 특수관계인들이 71.24%를 보유하고 있는 지주회사 금호고속(옛 금호홀딩스) 아래 금호산업(지분율 45.30%), 금호산업 아래 아시아나항공(31.05%), 아시아나항공 아래 아시아나IDT,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게이트고메를 함께 설립한 게이트그룹 측에서 2017년 금호홀딩스(현재의 금호고속)를 지원하고 이후 기내식 계약을 따냈는데, 30년 장기 계약이 중도에 해지되거나 하는 경우에 대비해 금호산업 지분을 담보로 잡아달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금호산업 지분은 거의 모두 산업은행이 올 초 담보를 잡아놓은 것으로, 게이트고메 측은 순위가 산은 다음으로 밀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순위라고 하더라도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주인이 바뀌게 된 지금,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산 측에서 인수 후 단가 및 품질, 2048년까지 30년 납품계약 등을 부당하다고 판단할 수 있어서다. 만약 계약조건을 변경하거나 해지를 거론할 경우 그 화살이 돌아오는 곳은 아시아나항공이 아니라 금호그룹 쪽이 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HDC현산이 새 계약을 체결하자고 할 가능성을 높게 본다. 현 기내식 단가에 금호그룹 지원 비용이 반영되어 있을 수 있다는 의혹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작년 7월 기내식 업체를 루프트한자와 아시아나항공의 합작투자회사(지분율 8대 2) LSG스카이셰프코리아(이하 LSG)에서 게이트고메스위스와 아시아나항공의 합작투자회사(지분율 6대 4)인 게이트고메로 바꿨다. 그런데 LSG는 이러한 업체 변경이 박 전 회장이 보유한 금호홀딩스에 1500억~2000억원을 지원해 달라는 금호그룹 측의 2015~2016년 요청을 거절한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LSG는 이 문제가 배임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대신 약 2860억원 가량의 단가인하 등 혜택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금호홀딩스 지원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계약 갱신을 거절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아시아나항공과의 계약을 믿고 투자해 놓은 시설 등을 사용할 수 없게 되는 등 큰 손해를 입었다며 LSG는 이 문제를 공정위에 고발하는 한편 손해배상 소송을 여럿 제기했다. 공정위는 지난달 박 전 회장 등을 검찰 고발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고 소명을 받는 중이다.

반면 게이트그룹의 금융 계열사인 게이트그룹파이낸셜서비스는 2017년 금호홀딩스가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1600억원어치를 인수하는 형태로 자금을 지원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작년과 올해 초 각각 만기가 도래해 상환되었지만, 2037년 만기로 설정된 1040억원어치는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게이트그룹파이낸셜서비스는 이 자금을 연 2%에 빌려서 투자하고, 금호에서는 이자를 전혀 받지 않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LSG 측이 원가를 공개하지 않아 갈등이 있었고, LSG보다 게이트고메에 대한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율이 높아 유리하다”는 등으로 해명하고 있다. 게이트고메는 “임원 및 담당자가 모두 출장 중이어서 답변이 어렵다”고 밝혔다.

기내식 계약 변경으로 게이트고메가 담보권 행사를 요구한다면 금호그룹은 한층 강한 재무적 압박을 받게 된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금호산업은 구주 대금 3000억원 가량을 받을 예정이지만 이것으로는 그룹의 여러 차입금 등을 다 막기에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특히 지주사 금호고속은 내년 3월말 만기가 돌아오는 산은 대출 1300억원을 비롯해 총 3700억원 가량의 차입금을 가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후에도 금호터미널 등 보유 자산을 추가 매각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