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성년자 성매매' 앤드루 英 왕자 모른다더니…함께 찍은 사진 공개

입력 2019-12-04 10:01   수정 2020-03-03 00:0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 앤드루 왕자과 관계를 부인했지만,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됐다.

3일(현지시간) CNN은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 국빈 방문 때 앤드루 왕자와 함께 있는 모습이 사진으로 찍혔다"다며 수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 런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중 기자들과 만나 "난 앤드루 왕자를 모른다"고 한 말을 뒤집는 증거다.

앤드루 왕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 당시 자신의 트위터에 "국빈 방문 이틀째 테리사 메이 총리도 함께 제임스 궁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했다"고 트럼프 대통령과 조찬 사실을 전하며 사진을 게재했다.

CNN은 앤드루 왕자의 트위터 사진 뿐 아니라 지난 2000년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두 사람이 나란히 있는 사진도 공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앤드루 왕자의 관계가 이전부터 이어져 왔다고 전했다.

앤드루 왕자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차남이자 왕위계승 서열 8위로 영국 사교계의 스타로 꼽히던 인물이다. 엘리자베스 여왕 역시 앤드루 왕자의 사교성을 높이 사 "가장 사랑하는 아들"이라고 종종 언급했다.

하지만 미성년자 성매매혐의와 관련된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치적인 입지가 좁아졌다.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등과도 친분이 있던 것으로 알려진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폭행, 성매매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다 감옥에서 자살했다. 이 과정에서 앤드루 왕자에 대한 폭로가 나왔다.

지난 8월에는 엡스타인과 앤드루 왕자가 1999년 2월, 엡스타인 전용기에서 당시 미스 러시아인 안나 말로바와 동승한 사실이 확인돼 충격을 안겼다. 해당 전용기는 엡스타인이 성매매를 위해 동원한 미성년자들을 여러 차례 태운 것으로 알려진 것과 동일하다.

엡스타인이 사망하기 전 공개된 법원 문서에서도 앤드루 왕자의 이름이 발견됐다. 해당 문서에는 버지니아 주프리라는 여성이 "10대였던 2001~2002년, 엡스타인의 성노예가 됐고 저명한 남성들과 성관계를 하라고 지시했다"는 주장이 담겨 있었다. 주프리가 성관계를 한 저명 인사에도 앤드루 왕자가 포함됐다.

결국 앤드루 왕자는 지난 11월 16일 영국 BBC와 인터뷰를 통해 "엡스타인과 아는 사이로 지낸 것을 후회한다"며 의혹을 부인했지만, 주프리는 "앤드루와 3번 이나 관계를 맺고, 그 중 2번은 17살 때였다"고 증언해 역풍을 맞았다.

결국 그가 설립한 왕실의 자선단체 ‘피치 앳 팰리스’를 후원하던 전 세계 기업과 대학들은 관계를 끊겠다고 발표했고, 영국 왕실에 대한 비난도 거세지면서 결국 공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앤드루 왕자에 대한 폭로는 이어지고 있다.

주프리는 지난 4일 BBC와 인터뷰에서 "제 사건은 문란한 섹스 스캔들이 아니다"라며 "이는 사람을 밀매하고, 권력을 남용한 왕실의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왕실 측은 "앤드루 왕자는 결단코 이 여성과 성적 접촉이 없었다"며 "이 여성의 주장은 거짓이고 근거가 없다"고 부인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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