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4개월 앞두고 강판당한 나경원 왜?…"의원들 불만 많았다"

입력 2019-12-04 09:47   수정 2019-12-0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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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최고위원회를 열고 "나경원 원내대표 임기 연장은 없다"고 결론 내렸다. 당초 나경원 원내대표는 "4일 의원총회를 소집해 자신의 재신임을 묻겠다"고 했었다.

황 대표가 이를 일축하고 임기 연장은 없다고 못을 박은 것이다.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경선하겠다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원칙대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황 대표가 나 원내대표를 '불신임'한 것이라는 분석이 대다수다.

나 원내대표 임기는 오는 10일까지다. 한국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의원 잔여 임기가 6개월 이내일 경우에는 원내대표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

내년 4월에 총선이 열리기 때문에 신임 원내대표는 선출돼도 임기가 4개월에 불과하다. 당내에선 임기가 4개월에 불과한 원내대표를 선출하느라 잡음이 생길 수 있다는 점,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 등을 이유로 나 원내대표 연임을 지지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반면 한 한국당 관계자는 "나 원내대표가 여당과 협상해서 얻어낸 게 하나라도 있나. 패스트트랙 저지 위해 몸싸움까지 했지만 결국 막지 못했고 장외투쟁 나갔다가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은근슬쩍 복귀했다. 조국 인사청문회도 하네 마네 하다가 증인신청 다 날려 먹고 임명을 막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비록 임기 4개월짜리라도 차기 원내대표는 500조 원이 넘는 슈퍼 예산과 선거법 개악을 막아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있다. 나 원내대표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을 보면 막아낼 수 있을까. 당 소속 의원들을 하나로 뭉치게 해서 막아내야 하는데 나 원내대표에게 그런 리더십, 정치력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 같은 당내 불만이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듯 가장 먼저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강석호 의원의 첫 일성은 "무너진 원내 협상력을 복원하겠다"였다.

특히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 사이에서는 갈등설이 끊이지 않았다. 한국당 내에서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전면에 나서려 하면서 황교안 대표와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었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국회의원들은 식당에 가서도 당 대표, 원내대표 순으로 서열 따져서 앉는다. 원내대표는 당 대표가 돋보일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것이 관례였다. 그런데 지금은 두 사람이 서로 돋보이려고 경쟁을 하는 거 같다. 서로 경쟁하듯 일정을 잡고 움직인다"면서 "지금 한국당에는 당 대표가 2명인 거 같다"고 했었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8월 15일 광복절 일정이었다. 황 대표는 광복절 전날 국정방향 대전환을 요구하는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같은 날 나 원내대표는 당시 중국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를 방문해 본인만의 메시지를 따로 발표했다.

황 대표는 '나 원내대표와 불화설이 이번 결정(임기 연장 불허)에 영향을 줬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거기까지만 하자"며 답변을 회피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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