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감소하면 집값 오른다고?…시장 변화부터 읽어야" [집코노미 콘서트]

입력 2019-12-04 15:21   수정 2019-12-04 15:24


“가격이 변화하고 있는 이유부터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사진)은 4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제3회 집코노미 부동산 콘서트’에서 “올해 서울 아파트가격이 상승반전한 건 매도물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증가했지만 반대로 시중에 매도공급은 줄면서 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 이 위원은 “아파트 가격을 결정짓는 공급량은 입주물량이 아니라 시장에 내놓은 매물의 양”이라며 “예년의 서울 아파트 거래회전율은 9~10%대였지만 올해는 10월까지 2.8% 수준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매도공급이 감소하는 건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란 게 이 위원의 분석이다. 그는 “거래회전율은 지난해보다 크게 줄었지만 가격 상승률은 오히려 둔화되고 있다”며 “가격이 이미 많이 오른 데다 대출규제까지 겹쳐 투자수요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위원은 이 같은 투자수요가 집값 움직임을 결정한다고 보고 있다. 그는 “서울 중위가격 아파트를 평균 전세가격을 끼고 산다고 가정할 때 연도별 자기자본수익률(ROE)은 올해 9%에 불과하다”며 “2017년 33%, 지난해 41%와 비교해 크게 줄었다”고 짚었다. 높은 가격에 아파트를 매수하더라도 취·등록세와 중개수수료,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내고 나면 정작 손에 쥐는 수익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이 위원의 지적이다.


그는 수요가 지속 감소하면서 매도공급이 늘어날 때 집값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2022년까지 인상될 종부세가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 위원은 “앞으로 2~3배까지 오를 종부세는 2주택 이상 소유자들에게 강한 매도압력을 가져올 것”이라며 “연초 대치동 은마아파트 가격이 2억~3억원씩 급등락을 보였던 게 이 같은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정부 규제가 더욱 강해질 경우 수요는 더욱 감소할 수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본격 작동하면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이 위원은 정반대의 예상을 했다. 그는 “상한제가 사실상 폐지된 이후인 2016~2017년 서울 집값이 급등세를 보였던 건 그동안 멈춰있던 정비사업장에서 멸실이 늘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상한제가 작동하면 재개발·재건축의 사업이 멈추는 데다 기대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수요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투자 관점에선 이 같은 수요와 공급의 변동성을 읽어야 한다는 게 이 위원의 주장이다. 집주인들이 앞다퉈 집을 팔 때가 집값이 가장 낮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는 “다주택자가 집을 내놓은 시그널은 거래량으로 읽을 수 있다”며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집값도 떨어지는 건 하락 추세이지만 거래량이 늘면서 집값이 떨어질 땐 바닥 신호”라고 조언했다.

그는 역발상도 제안했다. 집값이 많이 오른 곳이 아니라 하락기에 많이 빠질 수 있는 곳을 찾아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는 의미다. 이 위원은 “지난해 서울 자치구별 거래회전율을 따졌을 때 동작과 성동, 광진, 강남, 용산구가 가장 낮았다”며 “이들 지역 진입을 노리고 있다면 매도공급과 거래량을 따져 바닥을 진단하고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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