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기반시설을 활용해 물건을 실어나르는 ‘서울형 도심물류체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택배서비스 이용자가 지하철역에 설치된 무인보관함이나 유인보관소에 택배 물건을 맡기면 노후열차가 이를 차량기지로 실어나른다. 각 택배회사의 트럭들이 차량기지에서 택배터미널로 운송하고, 택배터미널에서 배송지(집·사무실)로 물건을 전달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이를 위해 차량기지에 공동물류 허브터미널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시는 2017년부터 철도기술연구원, CJ대한통운과 ‘지하와 지상을 연결하는 도심물류시스템 구축연구 업무협약(MOU)’을 맺고 화물전용칸이 있는 전동차로 현장 실험을 진행해왔다. 공사 안에 물류사업팀을 꾸려 지하철 전 역사에 5540여 개 무인물품보관함을 설치하고 유인보관소를 도입했다. 하지만 개발제한구역에 있는 차량기지에는 물류시설을 설치할 수 없어 이 같은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서울교통공사는 설명했다.
이달 중 국토교통부의 ‘물류산업 혁신방안’에 따라 개발제한구역 특별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개발제한구역 내 차량기지로 소규모 택배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국내 택배물동량의 수도권 집중이 심화된 데다 도로운송 의존도가 늘고 있어 이에 대한 해법이 필요하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달부터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에 캐리어 등을 보관할 수 있는 유인보관소를 운영하고 있다. 추가로 캐리어를 공항과 숙소까지 배송하는 서비스도 이달 중순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