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황체제' 굳히는 한국당…나경원 "불신임 결정 승복"

입력 2019-12-04 17:16   수정 2019-12-05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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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에 제동을 걸고 친정 체제를 강화하면서 당내 반발이 나오고 있다. 황 대표가 당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인사권 등을 활용하면서 당을 ‘사당(私黨)화’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황 대표는 이에 “나는 ‘친황(친황교안)’ 하려고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맞받았다.

황 대표는 4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전날 당 최고위원회가 나 원내대표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내가 자의적으로 한 게 아니라 당 차원에서 검토해 그 원칙대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를 경질하고 ‘친황 체제’를 새롭게 구축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질문엔 “나는 친황하려고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다. 인사를 면밀히 들여다보라”고 답했다.

이날 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 결정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권한과 절차를 둘러싼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당 승리를 위해 임기 연장 여부는 묻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황 대표가 친황 라인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차기 원내대표는 내년 총선 공천의 키를 쥐고 있는 공천관리위원회에 당연직 최고위원으로 참여한다. 황 대표가 지난 2일 임명한 박완수 사무총장, 송언석 전략기획부총장도 공천 전략을 짜는 핵심 당직이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최근 황 대표의 행보는 공천권을 가지고 당을 장악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가 나 원내대표를 사실상 ‘불신임’해 의총을 무력화했다는 비판도 당내에서 쏟아지고 있다. 김태흠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황 대표가 월권을 한 것”이라며 “원내대표의 거취는 당 대표를 비롯해 최고위원들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정진석 의원은 이날 “20년 동안 정치한 내가 이런 것은 처음 본다. 너무 한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최근 불출마를 선언한 비박계 김세연 의원도 “당이 말기 증세를 보이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의 계파 갈등이 재연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국당 관계자는 “차기 원내대표 선거 역시 ‘계파 대리전’ 형태로 치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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