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바우어 GLB 개발 담당 "다채로움이 미래 벤츠의 성공 요소 될 것"
2019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등장한 GLB 클래스는 사람들에게 신선한 감각을 불러일으켰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세그먼트의 등장이면서 독특한 생김새 때문이다. 틈새시장을 공략한 새 전략에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한편으로는 무리한 시도가 아닐까 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들렸다.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벤츠 GLB 시승 행사에서 제품 개발을 지휘한 마이클 바우어 GLB 개발 담당을 만났다. 그는 다양성을 강조하면서 철두철미한 조사를 바탕으로 탄생한 차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GLB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전략 등 GLB 개발 담당으로부터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GLB 개발은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우어 담당은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고민이 많았다"며 "소형과 SUV 세그먼트 사이를 채워줄 차가 무엇이 있을까"라는 궁금증으로 출발했다고 말했다. 이후 "컴팩트카 세그먼트에는 7인승이 없다는 걸 발견했고 미래에는 다루기 쉬운 패밀리카를 찾는 사람들이 더 많을 거라고 분석했다"며 "세대를 막론하고 가족 구성원 모두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차를 만들기로 다짐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바우어 담당은 GLB 디자이너들에게 밴 형태보다는 스포티하고 젊은 디자인을 요구했다. 타깃층도 명확했다. 우선 큰 틀로 보면 컴팩트카 라인업에 속하는 만큼 젊은 소비층이 핵심이다. 자세히는 가족을 이끌면서 때로는 친구들과 많은 레저 활동을 즐기는 40대 가장을 주요 타깃으로 정했다. 사전 조사는 철저했다.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두고 개발했기 때문에 대륙 및 각 국가별 소비자 성향과 차이점을 면밀히 분석했다. 한국 시장에 대한 연구도 있었다. 그는 "한국 소비자는 자동차를 볼 때 세부 요소에 관심이 많고 기술적으로도 지식이 많으며 스포티한 감각을 좋아한다는 걸 알았다"며 "GLB 개발에 조사 결과를 적극 반영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GLB를 개발하면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은 공간과 안전이다. 우선 7인승 소형 SUV 형태를 고려해 최적의 공간 활용성을 구현했다. 머리 위 공간을 극대화했고 도어 안쪽이나 센터터널, 글러브 박스 등의 수납 능력을 끌어올렸다. 안전은 플래그십 제품인 S클래스의 기능을 대부분 가져왔다. 또 3열에 대한 안전 테스트 강화 및 결과를 바탕으로 시트 각도와 높이 에어백이 터지는 방향을 전부 새로 매만졌다.
벤츠의 야심작임은 분명하지만 소비자가 수용하지 못한다면 혼란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 미니밴과 SUV 사이에 위치한 성격이 모호한 차가 될 수 있다는 질문에 바우어 담당은 목표하는 방향이 완전히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넉넉한 공간을 1순위로 생각하는 소비자가 주중에는 도심에서 편안하게 타고 주말에는 거친 험로 주행이나 레저를 즐기기 위한 차"라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입문형 SUV인 GLA와 MPV 형태의 B클래스와도 간섭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처음 플랫폼 개발을 시작할 때부터 타깃층을 명확히 구분했다는 게 이유다. 구체적으로 GLA는 조금 더 스포티한 주행에 초점을 맞췄고 B클래스는 넓은 공간에 민감한 소비자를 지향한다. GLB는 이 두 가지를 모두 누리고 싶어 하는 소비자를 위해 만든 '올 어라운드 차'라고 설명했다.
벤츠가 이처럼 라인업을 강화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관점으로 바라봤다. 첫 번째는 수요 증가다. 세계적으로 많은 소비자가 컴팩트 세그먼트를 요구하고 있고 흐름에 발맞춰 다양한 신차를 선보이는 게 회사의 노력이라는 것. 두 번째는 SUV 세그먼트의 확장이다. 디자인과 크기, 성격을 불문하고 SUV가 주는 힘이 상당하다는 얘기다.
때문에 둘을 결합한 컴팩트 패밀리 SUV를 만들게 됐고 제품군을 확대한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다양성 확보가 회사로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됐고 이런 다채로움이 벤츠의 성공을 견인하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경쟁 차종을 묻는 질문에서는 완전한 신규 세그먼트라 명확히 규정짓기 어렵다면서도 X1 롱휠베이스, 티구안 올스페이스 정도를 꼽았다. 한편, 벤츠 GLB는 이달 유럽을 시작으로 판매에 들어가면 내년 한국 땅을 밟을 예정이다.
스페인=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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