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래학자 조지 길더는 <구글의 종말>에서 “중앙화된 인터넷은 블록체인으로 대표되는 탈중앙화 인터넷으로 대체될 수밖에 없다”며 “검색의 제왕 구글의 시대도 끝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길더는 스티브 잡스가 추천한 <텔레비전 이후의 삶>에서 TV시대의 종말과 네트워크 컴퓨터시대 개막을 예언한 바 있다.
저자에 따르면 구글은 근본적으로 자사의 알고리즘 기계보다 인간을 열등한 존재로 본다. 여기에 반기를 들고 인간이 존엄한 존재임을 각성한 부류들이 등장했다. 보안 키도 구글이 보관하는 게 아니라 개개인이 간직해야 하는 것으로 자각하기 시작했다. 보안을 모든 서비스의 기초이자 모든 돈거래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게 됐다. 즉 보안을 기본으로 하는 ‘크립토코즘’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크립토코즘이란 암호란 뜻의 ‘crypto’와 우주란 의미의 ‘cosm’의 합성어다. 암호화를 통해 분권화된 세상을 일컫는다. 비트코인이나 블록체인 등 신기술들이 주도하는 세상이다.
이들은 숨기는 방식의 보안이 아니라 공표하는 방식의 보안을 통해 기존 인터넷과 달리 스스로 돈을 창조할 수 있다고 믿는다. 개인 간 처리되는 정보를 숨기는 게 아니라 개별 블록 속에 차곡차곡 쌓고 여기에 시간 스탬프를 찍으며, 전체 네트워크의 노드(각 컴퓨터)에 드러낸다. 이런 ‘작업증명’을 통해 디지털 자산을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거래를 증명하는 수단인 작업증명에는 비용과 노력이 들어간다.
저자는 “모든 사람이 블록들을 사용해 체인화할 때 기존 지급시스템 네트워크를 몰아내고 새로운 단일 경제 인프라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며 “중앙은행들이 더 많은 돈을 찍어내면 비트코인의 가치는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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