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자동차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큰 위기를 맞고 있다. 글로벌 업체들은 자율주행차, 친환경차 시대로의 본격 진입을 앞두고 잇달아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 수요 감소로 올해 국내 생산대수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400만 대 아래로 내려갈 전망이다. 현대차가 올해 8년 만에 무분규로 노사협상을 타결한 것이나 중도 실리 노선 후보를 노조 지부장으로 뽑은 것은 모두 이런 위기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현대차의 고비용·저효율 구조는 잘 알려진 대로다. 근로자들이 평균 9000만원의 연봉을 받으면서도 거의 매년 파업을 일삼아왔다. 국내 공장의 차 한 대 생산 시간은 26.8시간(2015년 기준)으로 도요타, GM, 포드보다 11~25% 더 길다. 생산성이 사실상 세계 꼴찌다. 현대차 인도 첸나이 공장과 중국 충칭 공장은 근로자 월급이 울산의 10분의 1 안팎이지만 생산성은 1.5~1.6배나 더 높다. 신차가 아무리 인기를 끌어도 노조 동의가 없으면 추가 생산도 못 한다.
하지만 이런 식의 방만한 경영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 이상수 당선자는 “소모적이고 소득 없는 협상을 청산해 귀족노조라는 오명을 벗겠다”고 밝혔다. 진작 나왔어야 할 말이다. 이제 말뿐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 달라진 현대차 노조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마침 현대차는 향후 6년간 61조원을 투자해 전기·수소차 시장에서 세계 3위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 같은 목표 달성은 노사화합 없이는 불가능하다. 현대차가 노사 양측의 심기일전으로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깨고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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