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귀족노조 오명 벗겠다"는 현대차 지부장, 실천을 기대한다

입력 2019-12-05 18:33   수정 2019-12-06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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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조 지부장 선거에서 중도 실리 노선의 이상수 후보가 당선됐다. 무분별한 파업을 지양하고 합리적 노동운동을 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강성 노선의 후보를 눌렀다. 현대차에서 실리 성향 지부장이 당선된 것은 2013년 이후 6년 만이다.

지금 자동차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큰 위기를 맞고 있다. 글로벌 업체들은 자율주행차, 친환경차 시대로의 본격 진입을 앞두고 잇달아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 수요 감소로 올해 국내 생산대수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400만 대 아래로 내려갈 전망이다. 현대차가 올해 8년 만에 무분규로 노사협상을 타결한 것이나 중도 실리 노선 후보를 노조 지부장으로 뽑은 것은 모두 이런 위기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현대차의 고비용·저효율 구조는 잘 알려진 대로다. 근로자들이 평균 9000만원의 연봉을 받으면서도 거의 매년 파업을 일삼아왔다. 국내 공장의 차 한 대 생산 시간은 26.8시간(2015년 기준)으로 도요타, GM, 포드보다 11~25% 더 길다. 생산성이 사실상 세계 꼴찌다. 현대차 인도 첸나이 공장과 중국 충칭 공장은 근로자 월급이 울산의 10분의 1 안팎이지만 생산성은 1.5~1.6배나 더 높다. 신차가 아무리 인기를 끌어도 노조 동의가 없으면 추가 생산도 못 한다.

하지만 이런 식의 방만한 경영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 이상수 당선자는 “소모적이고 소득 없는 협상을 청산해 귀족노조라는 오명을 벗겠다”고 밝혔다. 진작 나왔어야 할 말이다. 이제 말뿐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 달라진 현대차 노조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마침 현대차는 향후 6년간 61조원을 투자해 전기·수소차 시장에서 세계 3위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 같은 목표 달성은 노사화합 없이는 불가능하다. 현대차가 노사 양측의 심기일전으로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깨고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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