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한의 리스크관리 ABC] '안정 경영'이 지속 가능 성장의 요체

입력 2019-12-05 18:07   수정 2019-12-06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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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엔 역사가 오랜 장수기업, ‘시니세(老鋪)’가 많다. 교토의 첨단 필름코팅 기업 오이케도 1800년대 중반부터 기모노 실(絲)을 만들던 시니세다. 경영학엔 ‘계속기업(going concern)’이란 개념이 있다. concern은 독일어로 콘체른(konzern), 즉 비즈니스를 뜻한다. 계속기업은 오랫동안 잘 먹고 잘 사는 비즈니스, 즉 ‘지속 성장하는 비즈니스’를 의미한다. 한 비즈니스가 영원히 지속된다는 가정하에 비즈니스가 창출하는 현금 흐름의 순현가(純現價·net present value)가 소위 기업가치이고 기업가치의 제고가 모든 비즈니스의 경영 목표다.

어떻게 하면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필자는 지속 가능 성장을 ‘안정 속의 성장’으로 정의한다. 잘나가는 개인이나 비즈니스의 핵심 성장 역량은 각자 다를 수밖에 없으니, 성장 역량 얘기를 논외로 하면 지속 가능 성장의 요체는 결국 ‘안정 경영’이 되겠다. 불안정한 성장은 지속 가능하기 힘들다. 1970~1980년대 압축 성장의 대표적 예인 대한민국 경제가 지금 어려움에 봉착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안정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가? 제대로 된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다. 비즈니스가 당면한 리스크를 잘 관리해 안정성을 제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리스크 관리가 지속 가능 경영의 핵심 전략이 될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의 주요 리스크를 제대로 파악하고, 과거 경험이나 객관적인 데이터를 활용해 파악한 리스크를 면밀하게 분석한다. 사고 발생 빈도(loss frequency) 및 손실 크기(loss severity)를 분석해 예상 손실을 측정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 후에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리스크 관리 수단을 선택해 이행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문제점을 보완하고 개선하는 노력을 하면서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일련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체계적 리스크 관리라고 한다.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대처해 체계적이고 적합한 리스크 관리를 실행할 때 기업가치의 보호 및 창출이 가능한 것이다. 준법 리스크, 운영 리스크, 사업 리스크, 전략적 리스크를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는 비즈니스는 지속 성장할 수 없다.

일찍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은 현대 경영에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1913년 이후 독립된 보험·리스크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실사구시(實事求是) 학풍의 대표적인 예다.

장동한 <건국대 국제무역학과 교수·아시아태평양보험학회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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