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바람난 남자친구 알려줬더니 나랑 인연끊은 10년 절친

입력 2019-12-07 08:39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로부터 청첩장을 받지 못했다면 어떤 기분일까.

최근 A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10년 넘게 친분을 이어온 절친 B씨의 결혼 소식을 다른 사람을 통해 듣게 됐다. 서로 다른 대학교에 입학했음에도 꾸준히 만나며 친분을 다지던 친구였는데 정작 자신에게 결혼 소식을 전하지 않은 것이 충격적인 A씨였다.

물론 어색한 부분이 있기도 했다. 이성과 관련한 문제로 1년 간 연락이 두절됐던 것이었다.

사연은 이렇다. 과거 A씨는 B씨의 남자친구를 소개 받은 적이 있었다. 절친한 사이의 친구가 직접 인사를 시켜준 남자친구였기에 A씨는 기쁜 마음으로 안면을 텄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 여러 명과 클럽으로 놀러간 A씨. 그곳에서 A씨는 B씨의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들과 인원수를 맞춰 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당황한 마음에 A씨는 자신이 잘못 본 것은 아닐까 싶어 해당 일행을 계속 쳐다보게 됐고, 그러다 B씨의 남자친구와 눈이 마주쳤다고 전했다. 화들짝 놀란 두 사람. B씨의 남자친구는 이내 일행들과 술자리를 옮겼다.

놀란 A씨는 바로 친구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연락두절이었다. B씨는 A씨에게 1년이 넘도록 연락을 하지 않았고, 결국 그 남자친구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건너서 듣게 된 A씨였다.

A씨는 바람핀 남자친구 때문에 고통 받을 친구를 돕기 위한 선택이었는데 그로 인해 오히려 친구를 잃게 될 줄은 몰랐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차라리 그때 눈 감아줬다면 적어도 인연이 지속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서운함이 든다고 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그런 친구라면 연을 끊는 게 맞다", "자기 남자친구는 절대 바람피우지 않는다고 믿고 싶은 거다", "그 남자는 분명 거짓말을 했을 거고 친구는 그걸 믿은 것", "내 불행을 누군가 알게 된다면 그걸 아는 사람은 당연히 불편해지지 않겠냐", "초대 받으면 더 곤란할 것 같은데", "1년 간 연락 안했는데 대뜸 청첩장 주기도 난감하지 않을까"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10년 지기 절친한 사이라면 결혼식 초대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A씨의 경우 B씨와 관계가 어색해지는 사건이 있었고, 1년 간 연락이 끊겼던 시기가 있어 상대가 청첩장을 주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공존한다. 실제로 주변에서 청첩장을 어떤 방식으로 누구한테까지 줘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 결혼정보회사가 20~30대 미혼남녀 438명(남자 230명, 여자 2008명)을 대상으로 결혼식 참석과 초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청첩장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걱정은 친밀도(37%), 적정선(26%), 상대방이 느낄 부담감(18%), 오랜만에 연락하는 상황(13%) 등이 뒤따랐다.

청첩장을 받고 부담감을 느낀다고 답한 이들도 있었는데 그 이유로는 '애매모호한 관계'가 3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참석여부 불확실(29%)', '경제적 부담(19%)', '거리적 부담(10%)', '시간적 부담(7%) 순이었다. 결혼식 참석 여부는 '친밀도(78%)', '내 경조사를 챙긴 사람(10%)', '비즈니스 관계(8%)' 등의 영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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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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