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100세 시대, 당신의 노후는?

입력 2019-12-08 17:11   수정 2019-12-0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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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연령은 한국과 유럽 선진국 중 어디가 더 높을까? 한국의 퇴직 연령이 유럽에 비해 훨씬 더 높다. 한국의 공식적인 퇴직 연령은 60세인데, 실제로는 평균 72세까지 일한다. 안타까운 것은 한국은 65세 인구의 50%가 빈곤층에 속한다고 한다.

반면 유럽 선진국은 공식적인 퇴직 연령보다 더 일찍 은퇴한다. 프랑스는 65세가 공식 퇴직 연령인데도 평균 60세면 퇴직한다. 가장 늦은 연령까지 가장 많은 시간을 일하는 한국, 왜 평생을 열심히 일하고도 노인 빈곤율은 세계 최고일까.

그만큼 한국인은 개개인의 노후 준비에 대한 관심과 노후 자금 준비에 소홀한 것이 아닐까. 많은 사람이 노후 준비가 부족해 정년 이후에도 노동시장에 잔류할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 사람은 노동을 통해 일하는 데는 익숙하면서 자본을 통해 일하게 하는 것에는 익숙하지 않다.

대개는 노후 준비할 때 주식 등은 위험하고 은행 예금이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노후 준비를 위해서는 노동과 자본이 함께 일하도록 해야 한다. 아직 자신의 자본이 은행 예금이나 원금보장형 상품에 머물러 있다면 자본이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자신의 퇴직연금이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너무 많다. 퇴직연금의 주식 비중도 미미하고, 대부분의 자금이 원금보장형에 머물러 있다. 실제로 미국은 퇴직연금의 주식 비중이 50% 정도인 데 반해 한국은 2%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100세 시대’다. 인간 수명은 100세로 늘어나지만 퇴직 연령은 늘어나지 않는다. 퇴직하고도 40년을 어떻게 살아갈지 준비해야 한다. 인생의 설계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

마라톤은 꾸준한 페이스로 뛰는 것이 중요하다. 초반에 너무 빨리 뛰면 쉬 지치고, 쉬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힘을 내 뛰려고 하면 남들을 따라잡을 수 없다. 일정한 속도로 꾸준하게 뛰어야 완주할 수 있다. 노후 준비도 마찬가지다. 길게 그리고 멀리 보는 안목을 갖고 젊었을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수입의 일정 부분을 노후를 위해 꾸준하게 투자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주식을 산다는 것은 작은 시작일지라도 자신의 자본이 일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먼 훗날 은퇴 후를 위한 자금이라면, 시장 변동과 관계없이 꾸준하게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단기적인 투자 습관과 원금보장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 빨리 시작할수록 보다 윤택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 자녀들에게도 가르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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