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혁은 이날 국회에서 중앙당 발기인 대회를 열고 ‘개혁적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신당 출범을 공식화했다. 정식 당명은 오는 11일 대국민 공모를 통해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일부가 모여 출범한 바른미래당은 1년10개월 만에 쪼개지게 됐다.
이날 창당준비위원장으로 선출된 하태경 의원은 “‘올드 보수’로는 70~80석밖에 얻지 못하지만 우리가 중심이 된 새로운 보수는 150석을 넘는 제1당이 될 수 있다”며 “새로운 보수 정당으로 총선에서 필승하겠다”고 밝혔다.
발기인에는 하 위원장과 오신환 변혁 대표를 비롯해 유승민·유의동·이혜훈·정병국·정운천·지상욱·권은희 등 현역 의원 9명이 참여했다. 관심이 쏠렸던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김삼화·김수민·김중로·이동섭·이태규·신용현 의원)은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이들은 창당 작업이 마무리된 내년 1월 말 이후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 임기 만료일 120일 전(1월 30일)부터는 탈당하더라도 비례대표 의원직이 다른 사람에게 승계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 위원장도 단계적 탈당 계획을 언급했다. 그는 “1단계는 원외 위원장, 2단계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국면이 마무리된 뒤 지역구 현역 의원 9명, 마지막으로 비례대표 의원들이 1월 탈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밖에서는 윤창호 군 유가족 최명학 씨, 프로게이머 ‘카나비’의 부모 서민중·이해성 씨, 공익신고자 방정현 변호사 등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이날 발기인 명단에 포함된 현역 의원 9명이 바른미래당을 나오면 현재 28석인 바른미래당은 교섭단체 구성 요건(20석)을 충족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바른미래당 당권파가 대안신당과의 통합을 통해 ‘호남계 정당’으로의 탈바꿈을 모색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원내 교섭단체 지위(의원 20명)를 유지하고, 호남 지지세를 기반으로 총선을 치른다는 전략이다.
변혁 내부에도 과제가 남아 있다.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연대 문제에 대한 소속 의원들의 입장이 달라 창당 준비 과정에서 갈등이 표출될 가능성이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명확한 의중을 밝히지 않고 있어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의 행보도 미지수다.
이날 유승민 의원이 대구 출마 의사를 다시 밝히면서 ‘보수 통합’ 논의 지형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치권에선 유 의원이 보수 통합의 ‘불쏘시개’ 차원에서 서울로 지역구를 옮겨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유 의원은 그러나 이날 “대구의 아들 유승민은 대구에서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언급, 현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 고수 의지를 확인하면서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가 더 험난해졌다는 분석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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