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비박근혜)계 3선인 강 의원은 원내대표로서 협상력과 정치력을 강조했다. 강 의원은 자신을 ‘중도적인 실속형 협상가’로 표현했다. 당내 의원들이 이른바 ‘황심’의 향방을 신경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친박(친박근혜)-비박’ 구도를 피하고 ‘협상-강경 프레임’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동시에 정책위원장 후보인 러닝메이트로 친박계 재선 의원인 이장우 의원을 선택하며 ‘반황’ 분류는 피하려고 했다. 일명 ‘나경원 불신임’ 사태와 관련해 당이 지나치게 ‘친황 체제’로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강 의원에게는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상당수 한국당 의원이 과거 계파 쏠림 현상으로 총선에 실패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어 “원내 견제세력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경우 비박계인 강 의원에게 표가 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후보 중 황 대표와 가장 가까운 인물로 알려진 친박계 4선인 유 의원은 은연중 ‘황심’이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강경 투쟁을 강조하며 그동안 황 대표의 행보와 발을 맞추려는 모습도 보였다. 유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황 대표는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로 함께 활동했다. 황-유의 호흡이 잘 맞을 것이라는 점에서 당내에서 투톱 시너지에 대한 기대도 있다. 계파 균형을 고려한 듯 유 의원은 러닝메이트로는 비박계 초선인 박성중 의원을 선택했다.
5선인 심 의원은 계파 색깔이 가장 옅은 반면 대중적인 인지도는 가장 높다는 평가다. 심 의원은 ‘친박-비박’, ‘강경-협상’ 구도 이외의 ‘경험’과 ‘탈계파’를 강조하고 있다. 후보 중 최다선 의원이라는 점, 국회 부의장까지 지냈다는 연륜도 앞세우고 있다. 러닝메이트 선정에도 이를 고려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3선의 김재원 의원을 택했다. 지역구 생존을 걱정하는 수도권 의원 중 초·재선 그룹의 지지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재선인 친박계 김 의원은 최근 당의 ‘쇄신’ 흐름을 타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후보 네 명 중 가장 선수가 낮지만 강점으로 승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황 대표는 초·재선 의원을 주요 당직에 배치하는 등 인적 쇄신에 나서고 있다. 당내에서 “원내대표도 중진급보다는 재선 의원이 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흐름에 맞춰 러닝메이트 역시 비박계 초선인 김종석 의원을 골랐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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