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서해발사장서 "중대한 시험 성공"…ICBM용 엔진시험 가능성

입력 2019-12-08 14:47   수정 2019-12-08 14:48

북한이 지난 7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시험 내용은 밝히지 않아 어떤 시험이 진행됐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해발사장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과 관련된 장소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을 앞둔 상황에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태도 변화를 위한 압박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8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이날 "2019년 12월 7일 오후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되었다"고 발표했다.

대변인은 "국방과학원은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이번 시험의 성공적 결과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에 보고하였다"며 "이번에 진행한 중대한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 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중앙위원회 보고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고됐다는 뜻이다. 그러나 대변인은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한 시험의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서해위성발사장은 위성(장거리로켓) 발사장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19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조처로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과 엔진시험장 시설의 영구 폐쇄를 약속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신형 무기 개발을 담당하는 국방과학원이 시험 사실을 발표한 데 비춰 인공위성의 발사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 개발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치고 있다. 국방과학원이 '전략적 지위'를 거론한 점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더하고 있다.

통상 최신 무기 개발 시험을 주관하는 국방과학원이 이번 시험 사실을 발표한 만큼 전문가들은 ICBM 관련성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은 2017년 서해위성발사장에서 ICBM용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인 '대출력 발동기(고출력 엔진) 지상분출시험'을 한 사례가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엔진의 동력 확인 시험 등을 했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사일 엔진의 연료를 충전에 시간이 드는 액체에서 보다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는 고체로 전환하는 실험을 했다는 분석이다.

혹은 서해위성발사장의 수직 시험대에 비춰 이번 실험이 액체연료 엔진 개발용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액체연료 엔진은 수직발사대를 이용하고, 고체연료 엔진은 지상에 가로로 고정, 시험하는 방식이 주로 쓰인다는 주장이다.

앞서 미국 CNN방송은 지난 5일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에서 엔진 시험 재개를 준비하는 듯한 정황이 위성사진에 나타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북한이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놀랄 것"이라며 미·북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이는 북한이 지난 7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진행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30분간 통화를 한 후 나온 발언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을 협상에 다시 관여시키기 위해 어떤 계획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북한에 대해 지켜보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우리 두 사람 모두 그렇게 유지하길 원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에 대해 "내가 3년간 매우 잘 지내온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그(김 위원장)는 내가 다가오는 선거를 치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나는 그가 선거에 개입하길 원한다고 생각지 않지만 우리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가 뭔가가 일어나는 것을 보고 싶어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관계는 매우 좋지만 약간의 적대감이 있다. 그것에 대해서는 의문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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