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나와 이웃의 생활 가까이에 있다. 일상의 크고 작은 일들, 지역의 현재와 미래를 주민들이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가는 과정이다.
지방자치를 시작한 지 30년이 돼 가면서 자치분권의 좋은 사례와 정책이 많아졌다. 전북 김제시는 쌀 초과 공급이라는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과 협력하는 방안을 찾았다. 김제시와 양해각서를 맺은 기업은 김제 쌀을 활용한 도시락을 출시했다. 김제지평선축제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한편 저소득층에게는 도시락을 후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냈다.
광주시 금호1동에는 학교별 마을총회가 운영되고 있다. 학생들은 동네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의견을 자유롭게 낼 수 있고 실제 정책에 반영된다. 학생들이 민주주의를 체험할 수 있는 장이 되고 있다.
우리 삶을 함께 변화시키고 지역의 활력을 찾기 위해 ‘주민이 주인인 자치분권’이 더욱 확산돼야 한다. 정부는 현장에서 지방자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자치분권을 강화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올 7월부터 시행된 ‘자치분권 사전협의제’가 대표적이다. 중앙부처가 제정 또는 개정하려는 법령의 내용이 자치권을 침해하는지 사전에 검토하고 협의하는 제도다. 지방의 자치 영역과 자율성이 높아져 주민을 위한 다양하고 창의적인 시도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 역시 추진 중이다. 국회에서 논의하고 있는데, 단체장과 지방의회로 이뤄진 지방자치단체 형태를 다양화하고 주민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새로운 방안을 담고 있다. 지역이 각자의 특성을 반영한 뚜렷한 목표와 비전을 가지고 새로운 시도를 계속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장관 재임 중 꼭 해내고 싶은 과제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지방분권을 빼놓지 않는다. 때로는 부족함이 있을 수도 있지만 끊임없는 시도와 경험의 축적을 통해 우리 삶을 바꾸는 자치분권이 꽃피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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