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외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상장지수펀드(ETF)만을 선별해 담은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가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투자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달 6일까지 34개 EMP 펀드에 1357억원이 유입됐다. 최근 3개월 동안 443억원이 들어오는 등 설정액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들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6.68% 수준이다.
EMP 펀드는 전체 자산의 50% 이상을 ETF나 상장지수증권(ETN)에 배분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ETF 자체도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만큼 ETF를 모아 편입하는 EMP 펀드는 ‘초분산투자’ 상품으로 분류된다. 절대 수익률이 다른 펀드를 압도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장세가 불리해도 꾸준히 이익을 내기 때문에 올해처럼 변동성이 큰 시장 환경에서는 경쟁력 있는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
IBK자산운용이 올초 출시한 ‘IBK플레인바닐라EMP증권투자신탁’은 설정액이 1481억원에 달하며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 6개월간 수익률은 5.6~5.8% 수준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주식형 ETF에 분산 투자하는 ‘이스트스프링글로벌스마트베타EMP’도 연초 이후 수익률이 29.04%에 달한다. 비슷한 전략을 쓰는 ‘KB글로벌주식솔루션’도 올 들어 22.13%의 수익을 냈다. ‘삼성EMP리얼리턴플러스’는 18.10% 수익률을 보였다.
이 상품은 블랙록, 뱅가드, 스파이더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운용하는 ETF에 자산의 60%를 투자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ETF를 활용해 글로벌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에 분산 투자하는 ‘미래에셋글로벌4차산업EMP’도 올해 22.30%의 성과를 달성했다.
EMP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를 잡기 위한 국내 증권사 간 경쟁도 불붙고 있다. 키움증권은 9일 ‘키움불리오글로벌멀티에셋EMP펀드’를 선보였으며 삼성자산운용도 최근 ‘삼성EMP리얼리턴펀드’와 ‘삼성EMP리얼리턴플러스펀드’를 은행 및 증권사를 거치지 않고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기로 했다. KB증권은 이달 업계 최초로 ‘자산배분EMP솔루션’을 내놨다.
개인투자자들에게 투자 성향과 목적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한편 법인이나 기관투자가에도 외부위탁운용관리·기업퇴직연금 등 운용 전략을 조언해 준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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