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화학기업 삼양사의 주가가 숙취 해소제 ‘상쾌환’의 인기에도 장기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외형은 눈에 띄게 커진 반면 수익성과 재무구조는 악화된 영향이다.
삼양사는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00원(0.20%) 떨어진 5만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올초 잠시 반등해 3월 5일 기준 6만5900원까지 올랐지만 그 후 9개월 동안 22.91% 하락했다. 자회사인 삼양패키징과 효성 패키징 사업의 합병 효과에 따른 기대감에 힘입어 13만원대까지 치솟았던 2015년 5월 이후 4년 넘게 내리막을 타고 있다.
커진 몸집에 비해 내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 주가 부진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삼양사는 2016년부터 매년 2조원 이상의 매출을 거두고 있지만 이익 규모는 쉽게 늘리지 못하고 있다. 2016년 1473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17년(888억원)과 지난해(969억원) 1000억원 미만으로 줄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7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화학 업황이 녹록지 않은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유가 상승으로 제조원가 부담이 커진 가운데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 삼양사가 올 1~3분기 화학 부문에서 거둔 세전이익은 3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 줄었다. 지난해에 이어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숙취 해소제 ‘상쾌환’이 빠르게 판매를 늘리며 ‘스타 제품’ 반열에 올랐지만 투자심리를 바꾸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공격적인 투자로 재무적 부담이 커진 데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삼양사는 최근 효성 패키징사업 합병 외에도 화장품 원료업체 KCI 인수, JB금융지주 지분 투자, 신규 생산설비 구축 등 외형 확대를 위한 활발한 투자를 이어가면서 차입 규모가 차츰 늘고 있다. 이 회사의 올 3분기 말 총 차입금은 8157억원으로 지난해 말(5307억원)보다 3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차입금 비율은 3.4배에서 4.7배로 뛰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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