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은 이르면 12일 공천관리위원장을 발표하고 공천룰과 쇄신방향 등을 밝힐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정치권은 그동안 이어졌던 ‘황교안 표’ 쇄신의 일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달 이후 50% 물갈이 기준을 제시하고 당직을 초·재선 의원들로 교체하는 등 ‘황교안 체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하지만 심 원내대표와 김 의장이 새로 선출되면서 이런 쇄신작업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의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많게는 50%씩 의원을 교체해서 얻은 결과가 지금 20대 국회의원들”이라며 “어떤 사람을 내보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들어오는가가 더 중요하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몇%를 잘라낸다’는 규정 없이도 스스로 용퇴하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교체된 것이 40%씩 된다”며 “아마 (황 대표가) 그런 것을 전제로 30% 컷오프라는 말을 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도 전날 정견 발표에서 “선수(選數)로 나가라는 기준을 정하는 건 옳지 않다”며 “황 대표에게 직언하겠다”고 밝혔다. 심 원내대표를 지지했던 상당수가 쇄신 대상으로 꼽히는 중진 의원들인 점을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황-심’ 궁합에 대해 의구심을 지닌 의원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황 대표와 심 원내대표가 서로 견제를 하면서 접점을 잘 찾아갈 경우 ‘윈윈’이 될 수도 있지만 지나친 견제 구도로 간다면 당이 또 갈라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는 의원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김 의장은 이런 ‘불협화음’ 우려는 일축했다. 김 의장은 라디오 방송에서 황 대표와 심 원내대표 조합에 대해 “아주 잘 맞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자주 티타임도 하고 협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황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한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 전날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려 ‘황심이 김선동 의원에게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당이 좀 젊어져야 되지 않는가’하는 마음에 그런 움직임이 있었다”며 “김 의원보단 제가 더 젊다”는 말로 받아넘겼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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