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차귀도 해상에서 발생한 대성호(29t) 화재 사고 실종자 중 일부가 불길을 피하지 못한 채 침몰한 선체에 갇혀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 광역구조본부에 따르면 사고 발생 19일 만인 지난 8일 해저에 침몰한 대성호 선수로 추정되는 물체로부터 약 44m와 50m 떨어진 지점에서 대성호 선원으로 추정되는 시신 2구가 발견됐다.
사고 당일인 지난달 19일 해상에서 선원 김 모(60)씨를 발견하고 난 뒤 첫 수습이다. 발견 당일 수습한 시신은 지문 확인과 DNA 감정을 거쳐 베트남 선원 A(32)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시신 1구는 해상 날씨 악화로 수습이 다소 늦어져 A 씨보다 하루 늦게 병원에 안치됐으며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감정을 의뢰해 신원을 확인 중이다.
선수 부근에서 발견된 이들 2명은 부검 결과 불길을 미처 피하지 못해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사고 당시 불길을 피하지 못한 일부 선원이 대성호 선체 내에 갇혀있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선수 인양을 통한 실종자 수색은 어려운 상황이다.
대성호 선수로 추정되는 물체는 수심 85m 아래 가라앉은 상태다. 잠수사들의 작업 한계수심이 대략 50m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작업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또한 해당 해역의 바닥이 진흙과 모래로 이뤄져 있고, 최근 한 달간 파도도 2∼4m가량 높게 일면서 시야 확보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현 상황에서는 대성호 선수 인양에 수백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점도 수색 당국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다. 8m짜리 대성호 선미를 나흘에 걸쳐서 인양하는 데도 6000만 원가량이 투입됐다.
이마저도 수색 당국이 직접 인양을 시도하면서 인양 비용을 절반 이상 절감한 상태다. 선수는 길이 약 18m로 선미보다 2배 이상 길고, 안에 물까지 가득 찬 상태로 인양을 하려면 대형 크레인 여러 대가 필요하다.
작업 기간도 4개월에서 6개월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본부 관계자는 "선수를 인양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선주가 인양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데 수백억 원이 들 수도 있어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다"며 "대신 해군 청해진함 수중무인탐사기(ROV)를 활용해 실종자를 찾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전했다.
한편 해경과 해군 등으로 이뤄진 수색팀은 사고 발생 23일째인 11일에도 실종자를 찾기 위한 집중 수색을 이어간다.
앞서 지난달 19일 오전 7시 5분께 제주 차귀도 서쪽 76㎞ 해상에서 통영 선적 연승어선 대성호(29t)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대성호 승선원 12명(한국인 6, 베트남인 6) 중 김 모(60)씨는 사고 당일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사고 19일 만인 지난 8일 베트남 선원 A(32)씨와 또 다른 대성호 선원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가 잇따라 발견됐다. 현재까지 9명은 실종 상태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