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구인난에 '초봉 1억' 내걸어…이유가 화웨이 때문?

입력 2019-12-11 14:27   수정 2019-12-1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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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의 구인난이 이어지며 신입사원에게 초봉 '1억 원'을 제시하는 파격적인 채용공고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1일 일본 기업 중 특정 직무의 신입사원에게 연봉 1000만 엔(약 1억1000만 원)에 육박하는 연봉을 내건 곳은 전체의 20%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 고연봉 신입사원을 뽑는 회사들은 구인난이 가장 심각한 정보기술(IT)업계와 서비스업종이 대부분이다. 특히 IT업계는 일본 전 산업을 통틀어 신입사원에게 가장 높은 연봉을 제공하는 업계이기도 하다.

일본 IT업계는 신입사원에게 높은 연봉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를 원인으로 꼽았다. 2017년 화웨이 일본법인이 공격적으로 일본 엔지니어 채용에 나서면서 우수인재 쟁탈전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일본 통신·전자기기 종합회사인 NEC는 유명 학회에 논문을 발표한 실적이 있는 신입사원에게 초봉 1000만 엔 이상을 지급한다. 해당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쌓으면 더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도록 급여 상한선도 없앴다.

메신저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인도 초봉 700만엔(약 7700만 원) 이상을, 게임업체 디엔에이(DeNa)는 초봉 600만~1000만 엔(약 6600만~1억1000만 원)을 내걸었다. 소니도 AI(인공지능)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 일부 인력에 730만엔(약 8000만원) 이상의 연봉을 책정했다. 이는 일반 대졸자 신입사원보다 50% 더 많은 급여다. 이밖에 비즈리치도 엔지니어들의 초봉 하한선을 600만엔(약 6600만원)으로 정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IT업계 외에 회전초밥 전문업체 '쿠라스시'의 채용공고도 예시로 들었다. 쿠라스시는 지난 6월 신입사원에게 연봉 1000만엔을 제시했고 지원자가 200여 명 몰렸다.

쿠라스시는 '간부후보생' 자격으로 10명을 모집했는데, 자격은 국적 불문에 26세 이하, 토익 800점이었다. 회사는 지원조건을 크게 완화한 대신 '창의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하겠다고 했다.

회사측은 고연봉을 내걸자 이전에는 지원하지 않았던 도쿄대와 와세다대 등 고학력 인재들이 다수 몰렸다고 전했다. 간부후보생 초봉은 쿠라스시 평균 연봉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현재까지 서류 심사 및 온라인 테스트 등 1차 전형을 거쳐 20여 명이 추려졌는데, 이 중 절반이 내년 봄 입사할 예정이다. 이들은 주로 쿠라스시의 해외사업 확장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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