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가 증명한 유동의 힘,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의 변화와 흐름

입력 2019-12-11 18:57   수정 2019-12-11 18:58


그룹 방탄소년단이 변화시킨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의 영향력에 주목한 학계의 논의가 이뤄졌다. 방탄소년단이 불러 온 산업 기술적 혁신부터 K팝을 바탕으로 주류 플랫폼인 유튜브의 알고리듬에 대한 분석까지 다양한 토론이 펼쳐졌다.

한국언론학회 문화젠더연구회는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양누리관 그랜드볼룸에서 글로벌 특별 세미나 'BTS 너머의 케이팝: 미디어 기술, 창의산업 그리고 팬덤문화'를 개최했다.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총 50여 명의 국내외 유명 학자들과 학회 회원, 일반인 등 200여 명이 참석해 토론을 펼쳤다.

이번 세미나는 '21세기 비틀즈'로 불리는 방탄소년단이 만들어낸 문화 현상에 대해 다뤘다. 방탄소년단 등장 후 케이팝 관련 논의가 어떻게 발전하고 확장하고 있는지 토의하는 자리로 한국, 미국, 영국, 캐나다, 중국 등 해외 각국에서 17명의 유명 학자들이 모였다.

'플랫폼과 미디어 테크놀로지'를 주제로 진행된 세션에서는 미국 텍사스 A&M 대학 김주옥 교수와 영국 워릭대 이동준 박사과정, 서울과학기술대 이영주 교수팀이 방탄소년단의 성공이 가져온 산업 기술적 혁신과 문화 브랜드의 가치에 대해 분석했다.


먼저 김주옥 교수가 'BTS 페노메논: 글로벌 스타덤, 테크놀로지컬 이노베이션, 컬쳐 이코노미'를 주제로 발표를 시작했다. 미국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가 '제62회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서 방탄소년단을 제외한 것을 언급한 김 교수는 "그간 이 시상식의 인종 문제와 관련된 불편한 논란들에 휩싸여왔고, 방탄소년단의 문제도 그 맥락에서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해당 이슈를 지적한 포브스의 기사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그래미의 결정에 전 세계 팬들이 불만의 표시로 방탄소년단의 곡을 아이튠즈 차트로 다시 불러 올렸다면서 방탄소년단이 지금 같은 성공을 이어간다면 정작 그들을 필요로 할 것은 그래미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 교수는 "방탄소년단의 전 지구적 영향력은 디지털 플랫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 많은 연구들이나 미디어에서 다뤄지고 있다. 빌보드 '톱 소셜 아티스트'에서 3회 연속 수상했고, 올해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아티스트로 선정되는 등 온라인 상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유동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은 다양한 플랫폼 네트워크를 끊임 없이 형성하는 동시에 메시지를 가장 빠르게, 멀리 전달하는 공간이 됐다. 이로 인해 기존의 방송 네트워크의 전파 독점 구조가 흔들리게 됐다. 아티스트와 생산자가 주목받는 시대가 됐다. 디지털미디어 네트워크는 열린 구조를 가지고 있고, 탈구조 성격을 띄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그간 방송사와 엔터테인먼트는 전략적 협업 관계를 공고히 해왔다. 중소기획사는 미디어 노출 기회를 잡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방탄소년단은 이와 관련한 에피소드를 초창기 앨범에 담아냈고, 향후 성장 서사의 주요 골자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미디어 노출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디지털 플랫폼에 기반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해외 팬들과 소통망을 공급했다. 기존 K팝 시장의 네트워크를 넘어 확장된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김 교수는 방탄소년단의 성공이 현 미디어 산업에서 스타 팬덤의 가치를 증명한 사례라고 했다. 팬덤 아미의 영향력 또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는 "아미는 그들의 경제적, 사회적 영향력을 과시하며 방탄소년단을 메인으로 끌어오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며 "스타와 팬의 관계도 상호보완적이다. 방탄소년단이 자신들을 위해 새로운 언어를 배우듯 자신들도 한국어를 배우는데 적극적이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끝으로 김 교수는 최근 개최됐던 'MMA 2019'(멜론뮤직어워드 2019)'를 거론하며 "방탄소년단이 37분의 미니 콘서트를 하며 4개 대상을 포함해 주요 8개 부문의 상을 휩쓸었다. 해외 시장의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의 중심으로 진입한 방탄소년단과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다른 중소기획사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장벽이 됐음을 시사했다. 아미는 이 영상을 유튜브와 트위터로 빠르게 유통하면서 그래미의 상징 권력이 어떻게 도전받을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과학기술대 이영주 교수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의 알고리듬은 어떤 연관 비디오를 추천하는가: 유튜브의 K팝 뮤직비디오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이 교수는 "최근에 확인된 자료로는 유튜브 이용시 연관 미디어를 통해서 50% 정도가 콘텐츠를 본다고 하더라"고 했다. 플랫폼이 이용자의 선호 장르와 콘텐츠 이용 패턴을 분석해 추천 시스템에 적용하면 이용자들이 이를 기꺼이 소비하며 해당 플랫폼에서 체류하는 시간을 늘리고 반복적인 방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네이버도 점점 유튜브에 자리를 뺏기고 있다. 유튜브 점유율이 거의 88%다. 이 정도면 시장지배적 사업자라고 한다. 우리 실생활에 굉장히 빠르게 다가서고 있는 것"이라며 "광고수익분배를 보면 타 온라인 플랫폼보다 상당히 많은 돈을 주고 있고, 체류시간이 가장 많은 걸 보면 오히려 웰메이드 콘텐츠보다는 아마추어가 만든 게 더 많다"고 설명했다.

그 중에서도 유독 넓은 범위로 확산되고 있는 K팝 콘텐츠와 관련해서는 국내 엔터테인먼트의 빠른 전략적 전환을 꼽았다. 이 교수는 "국내 엔터테인먼트사가 전통적인 CD 앨범과 공연 수익 대신 온라인 플랫폼을 굉장히 빠르게 선택한 것이다. 음원도 다운로드를 해서 저장해 듣기보다는 스트리밍을 하다 보니 K팝이 그 틈을 타지 않았나 싶다"고 생각을 전했다.

추천 알고리듬에 대한 분석 결과도 공개했다. 그는 "연관 검색어가 50개까지도 뜬다. 위에서부터 15개 정도까지 클릭한다고 하더라.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여기저기 찾아서 검색하지만 유튜브는 첫 화면에서 상단에서 눈에 띄지 않으면 잘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첫 화면에서 바로 클릭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 어떤 플랫폼보다도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다. 그러면서 "A라는 뮤직비디오에 연관 검색어 B, C가 뜨면 서로의 추천 검색어로 오버래핑할 가능성이 40% 정도라고 한다. 연관 검색어를 통하지 않고 검색을 통해 다양하게 볼 수 있도록 래퍼토리를 늘린다고 하지만 한계가 있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가 유튜브의 상위 15개의 K팝 그룹을 선정해 분석을 진행한 결과, K팝의 연관 비디오는 조회수가 많은 K팝으로 구성됐다. 아티스트에 따라 연관 비디오의 채널 다양성은 차이가 있었다. 또 뮤직비디오의 좋아요 수가 높을수록 연관 비디오 추천 순위가 높게 나타나 이용자들의 긍정적 반응이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끝으로 K팝 팬은 동일 장르를 연속적으로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K팝과 다른 음악 장르간 연결된 네트워크 고리가 약해 다른 이용자에게 노출되지 못할 수 있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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