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의류에 우주과학기술 입힌 타이렌…"첨단 스트링 조절장치로 美 보아社 잡겠다"

입력 2019-12-11 17:18   수정 2019-12-12 00:56


김석환 타이렌 대표는 차세대 우주 개발에 적용된 기술에서 영감을 받아 스트링(실과 코드의 중간 크기의 끈) 조절 장치를 개발해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섰다. 타이렌이 선보인 ‘나노봇’은 스트링의 길이나 장력을 이용해 모자 신발 등 패션제품과 기계장치의 기능 및 모양을 조절하는 발명품이다. 각종 기계장치는 물론 의류 신발 등 패션소품까지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나노봇이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지식재산(IP)대전’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은 이유다.

김 대표는 “제품 부피가 작고 유지 보수도 간단한 데다 기능성 액세서리 역활도 가능해 다양한 생활용품에 적용할 수 있다”며 “나노봇은 신발 등에서 활용되고 있는 미국 보아(Boa)사 제품을 기술경쟁력 측면에서 압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술창업에 나선 우주과학자

김 대표는 연세대 천문우주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영국 UCL(런던대)에서 이학박사(우주기기 분야) 학위를 받았다. UCL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영국 광학회사(OGL) 공동창업자로 참여했다. 1999~2002년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방문교수를 거쳐 나사의 JPL(제트추진연구소) 초빙 연구원으로 근무한 게 나노봇 개발의 계기가 됐다. 초정밀 자외선 우주망원경을 설계·제조하는 연구에 관여하면서 스트링 활용 기술에 주목했다.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김 대표는 “차세대 인공위성은 지구를 벗어날 때 부피를 작게 접었다가 우주 공간에서 필요한 작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크게 펼치는 게 중요하다”며 “우주에서 접고 펴는 스트링 활용 기술을 사업화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04년부터 스트링 조절장치를 일상생활에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2015년부터 ‘다중 스트링 동시 조절장치’ 등을 포함해 국내외 관련 특허와 지식재산권 60여 개를 등록했다. 2016년 회사를 설립한 뒤 연세대 기술지주, IP밸류업개인투자조합, 한국벤처투자 등으로부터 투자받았다.

“패션까지 적용 분야 무궁무진”

일반적인 스트링 조절장치는 보아사가 1997년 개발해 스키화 골프화 등에 적용하고 있다. 이 제품은 여러 분야에 활용되고 있지만 부피가 크고 제품 내부가 복잡한 게 단점으로 꼽힌다.

나노봇은 지름이 20㎜에 두께도 11㎜로 경쟁 제품보다 부피가 50%가량 작다. 제품의 크기를 줄이는 데 3년 동안 200여 차례 시제품을 생산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보아 제품이 8~10개 부품으로 이뤄진 반면 나노봇은 베이스(바닥재), 보빈(실타래), 핸들(위 뚜껑), 하우징(몸체) 등 네 개 부품으로 이뤄져 작동 원리도 간단하다.

손잡이 역할을 하는 위쪽 핸들이 아래로 이동한 뒤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2종의 복합기어 중 안쪽 기어가 보빈에 걸려 돌아가면서 스트링을 함께 감는다. 감긴 스트링이 역으로 풀리려는 힘을 방지하는 구조물이 하우징 안쪽에 있다. 핸들이 상향 이동하면 보빈으로부터 복합기어가 분리돼 스트링이 풀린다.

김 대표는 신발 모자 옷 가방 장갑 등에 적용한 시제품을 내놨다. 나노봇의 핸들은 원형 육각형 등 다양한 모양으로 제작할 수 있고 각종 색상과 장식을 곁들일 경우 패션소품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의류는 가슴과 허리 부분에 손쉽게 셔링(천에 적당한 간격을 두고 여러 단을 박은 뒤 밑실을 잡아당겨 잔주름을 잡는 방법) 효과도 낼 수 있다. 나노봇을 활용한다면 아동복 셔츠에 그려 넣은 코끼리 나무늘보 등 동물 표정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

타이렌은 현재 미국 가방업체인 올림피아USA 등 패션 및 생활용품 브랜드와 협업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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