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경영권 방어' 쉬워진다

입력 2019-12-11 17:48   수정 2019-12-12 01:11

기업을 물려받은 중소기업 경영자가 주식으로 상속세를 낼 경우 나중에 가장 먼저 되살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상속세 부담 때문에 경영권이 흔들리는 사례가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는 11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비상장주식 물납제도 개선 방안’을 의결했다. “2~3세 경영자들이 상속세를 물납한 뒤 지분율이 떨어져 경영권을 잃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중소기업계 건의를 받아들인 것이다. 개선 방안은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개선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성실 기업승계 법인이 물납한 비상장주식을 공개 입찰로 매각하지 않고 물납자에게 우선매수권을 주기로 했다. 우선매수권 부여 기간은 최대 4년이다. 물납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분할 납부 기간은 현행 1년에서 3년으로, 대상 금액은 10억원 이상에서 5억원 이상으로 완화한다. 성실 기업승계 법인은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경영한 중소·중견기업(직전 3년 평균 매출 3000억원 미만)을 뜻한다. 물납자는 물납 법인의 대표이사 겸 최대 주주여야 한다.

이번 발표엔 편법 탈세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도 담겼다. 정부는 납세자의 기업 분할이나 대규모 배당 등으로 물납 주식 가치가 크게 하락하면 기존 시점 대신 가치가 하락한 시점을 기준으로 주식 가치를 재평가해 세금을 더 걷기로 했다. 물납 신고를 마친 뒤 대규모 현금배당을 통해 회사 재산만 챙기고 상속세는 제대로 내지 않는 사례가 많아서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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