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 업력의 제주도 1호 골프장인 제주CC(제주칸트리구락부)가 중소 부동산개발 전문 업체에 팔릴 전망이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 번째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진행 중인 제주CC는 13일 관계인집회를 열어 한프이앤씨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의 인가를 놓고 표결을 한다. 회생계획안은 한프이앤씨가 약 531억원에 제주CC를 인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프이앤씨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은 관계인집회에서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CC 회생절차가 사전회생계획안(pre-packaged plan: P플랜)을 통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P플랜은 채권자 50% 이상의 동의를 미리 얻어 회생을 신속하게 진행하는 구조조정제도다.
부동산개발 전문업체인 한프이앤씨는 제주CC에 대해 260억원의 담보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한프이앤씨는 프린터 토너 등을 생산하는 한프의 자회사다.
앞서 제주CC 관리인 측에서도 총 545억원을 들여 제주CC를 인수하는 회생계획안을 제출했지만 법원은 이달 초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채권자인 한프이앤씨 등에 대해 청산가치에 못 미치는 변제율을 제시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CC는 1966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지어진 18홀 회원제 골프장이다. 치열해진 골프장 간 경쟁 등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돼 2017년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지난해 회생절차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해 SM그룹 컨소시엄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SM그룹 컨소시엄이 제주CC가 발행하는 신주 및 회사채를 470억원에 인수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관계인집회에서 이 방안은 주주와 채권자 가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인수가 무산됐고 결국 올해 다시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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