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만장일치 금리 동결…파월 "인플레 없으면 내년까지 인상 없다"

입력 2019-12-12 17:08   수정 2020-01-11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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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이 11일(현지시간) 연 1.50~1.7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또 적어도 내년까지는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또 초단기 자금 시장인 레포(환매조건부채권) 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하면 채권 매입을 장기 국채로 확대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만기가 긴 국채까지 사들일 경우 양적완화(QE)를 재개하는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2일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연 뒤 보도자료를 통해 기준금리를 현행 0%로 유지하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현행 연 -0.50%와 0.2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내년까지는 동결 시사

Fed는 지난 7월부터 9월, 10월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10월 말 금리 인하 직후 파월 의장은 경기 전망의 상당한 재평가가 없는 한 동결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이 예고한 대로 Fed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현행 기준금리(연 1.50~1.75%)를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5월 회의 이후 처음으로 위원 전원이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Fed는 통화정책 성명에서 “현재의 통화정책은 경제활동의 지속적 확장과 강한 노동시장 여건, 2% 목표 근방의 인플레이션율을 지지하기에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은 50년 만에 최저인 3.5%로 떨어졌다.

Fed는 또 지난 성명에 있던 “전망에 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문구를 이번에 삭제했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이나 글로벌 경기둔화 여파에 대해 이전보다 덜 걱정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Fed 위원들의 금리 예측을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를 보면 내년에도 금리 동결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위원 17명 중 13명이 내년 말까지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고, 4명은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 금리 인하를 전망한 위원은 없었다. 지난 9월만 해도 내년 2~3회 금리 인상을 전망했던 위원 중 상당수가 동결로 돌아섰다.

파월 의장도 지속적이고 의미 있는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물가상승률이 지속적으로 Fed의 목표인 2%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만큼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시장 일각에선 여전히 내년 한 차례 정도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연방기금금리선물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내년 말까지 한 번 이상 금리를 내릴 확률을 63.9%로 보고 있다. 재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Fed에 추가 완화를 요구하며 압력을 높일 가능성도 크다.

Fed, 채권 매입 확대하나

이날 뉴욕증시 S&P500지수는 Fed의 발표 이후 소폭 상승해 전날보다 0.3% 오른 채 마감됐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의 수익률은 전날 연 1.833%에서 이날 연 1.786%로 하락했다.

월가 관계자는 “파월 의장의 예상치 못한 비둘기성 발언들이 투자심리를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당분간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언급 외에도 채권 매입 대상을 장기물로 확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레포 시장이 계속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Fed가 만기가 약간 더 긴 국채를 매입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미국 레포 시장에서는 지난 9월 중순 금리가 한때 연 10% 선까지 급등하는 등 불안감이 불거졌다. 이후 Fed는 지속적으로 레포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또 10월부터는 1년물 미만의 단기 국채를 월 600억달러 규모로 사들이고 있다. 하지만 연말을 앞두고 대형 은행들이 다시 지급준비금 관리를 위해 레포 시장에서 돈줄을 거둬들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최근 레포 금리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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