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野 “문희상 세습 공천 그만둬라” VS 與 “한국당이 훨씬 많다”

입력 2019-12-12 16:15   수정 2019-12-12 16:40

김우섭 정치부 기자

“아들 공천, 아들 공천.”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장. 문희상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ㆍ바른미래당ㆍ정의당ㆍ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 마련한 내년도 예산안 수정안을 상정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 같은 구호를 외쳤다. 제 1야당의 동의없는 예산안 처리에 문 의장 지역구에서 총선을 준비 중인 아들 석균 씨(민주당 의정부갑 상임부위원장)가 갑자기 ‘소환’된 것이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내년 예산안에서 시작된 여야 간 신경전이 2·3세 정치인의 세습 공천 문제로 번지고 있다. 한국당은 문 의장을 향해 “자녀 공천을 댓가로 민주당의 ‘날치기 예산안’ 통과를 돕고 있다”며 “지역구 세습”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민주당은 “부친 지역구를 그대로 물려받은 세습 정치인은 한국당에 더 많다”며 “자기 얼굴에 침뱉는 것과 같다”고 반박한다.
우선 한국당의 ‘세습 공천’ 주장에 민주당도 “틀린 말은 아니다”라고 인정한다. 문 의장은 지난해 7월 의장 선출과 함께 당적을 내놓았다. 내년 총선도 불출마가 확실시된다. 이런 과정에서 문 부위원장은 내년 총선 출마 의지가 있다.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지역 기반이 탄탄한 아버지의 후광 덕에 총선서 당선될 가능성도 높다. 민주당 내 불만도 나온다. 인근 지역의 한 의원은 “‘조국(전 법무부 장관) 사태’ 등에서 봤듯이 공정이란 시대의 화두에 뒤떨어져 있다”며 “총선 내내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실제 ‘세습’으로 이어질진 미지수란 의견이 대부분이다. 내부 경선 승리가 쉽진 않기 때문이다. 문 의장이 자신의 지역구 조직을 활용해 도움을 주는 것 자체가 외부의 따가운 시선으로 쉽지 않다. 문 부위원장이 중앙당 무대에서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아 독자적인 지지 기반도 약하다. 문 부위원장은 이 지역에서 서점을 오랫동안 운영해왔다. 특히 민주당이 ‘공천룰’을 이미 확정한 상황에서 문 부위원장이 이점을 얻을 방법도 많지 않다.
문 의장 측도 답답해하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자식이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 정치를 하지말라고 문 의장이 무조건 막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역구 세습은 한국당이 더 심각하다고 주장한다. 실제 20대 국회에서 국회의원 부친에 이은 2·3세 정치인은 한국당 여덟 명(김무성·김세연·김종석·이종구·장제원·정우택·정진석·홍문종), 민주당 두 명(김영호·노웅래), 바른미래당 두 명(김수민·유승민) 등 총 12명이다.
이 가운데 부친이 한 번이라도 국회의원을 했던 지역(시·도 기준)에서 의정 활동을 하는 정치인은 한국당에서 일곱 명이나 된다. 유일하게 지역구를 물려받지 않은 김종석 의원은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또 지역구를 받은 일곱 명 중 다섯 명은 처음으로 도전한 총선에서 당선됐다. 김무성·정우택 의원만 한 번의 낙선 끝에 여의도에 입성했다.(끝)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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