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이면 반려동물 온라인 등록하는데…'규정 없다' 우기는 지자체에 골머리 앓는 페오펫

입력 2019-12-12 17:56   수정 2019-12-13 01:15

집에서 개를 키우려면 지방자치단체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한다. 2014년부터 시행된 ‘동물등록제’ 때문이다. 생후 3개월 이상의 미등록 반려견을 키우다 적발되면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이 제도의 실효성은 높지 않다. 손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반려견 등록률은 27%다. 동물병원이나 시·군·구청을 찾아가 등록해야 하는 번거로움 탓이다.

낮은 등록률 문제를 풀 해법을 제시한 곳은 정부가 아니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페오펫은 온라인 기반으로 반려견 등록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분 만에 등록을 마칠 수 있다는 간편함이 이 업체의 무기다. 올해 상반기에만 5000명의 견주가 페오펫을 찾았다.

페오펫 측은 동물 등록 권한이 있는 지자체를 설득하는 일이 가장 힘들다고 토로했다. 온라인으로 동물을 등록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없다며 아예 받아주지 않는 지자체가 많았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성남시, 의정부시, 해운대구 등 14개 지자체의 협조를 얻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견주와 대행업체를 가리지 않는다. 자신의 주소지에 상관없이 전국 시·군·구청에 등록할 수 있다. 지자체 몇 곳만 뚫어도 사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문제는 일부 지자체에 등록이 몰리는 ‘병목 현상’이다. 최현일 페오펫 대표는 “협조를 해준 지자체 담당자들에게 등록 신청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탓에 눈치가 보인다”고 말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지난 3일 정부에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보냈다. 온라인을 통한 반려견 등록의 근거 조항을 마련하고, 동물등록 업무를 접수한 지자체가 견주가 살고 있는 지자체로 등록 업무를 이관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게 골자다.

업계 관계자들은 “동물등록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뒷짐을 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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