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업계에 따르면 (주)LG, LG전자, LG화학 등 LG그룹 주요 계열사는 오는 20일 각 팀별로 종무식을 연다. 이후부터는 연말 휴가를 쓰도록 장려하고 있다. 6일간 연차 휴가를 내면 21일부터 1월 1일까지 최장 12일을 쉴 수 있다. 종무식 이후에는 내년도 연차를 소진하게 돼 올해 남은 연차가 없는 사람도 원하면 자유롭게 휴가를 갈 수 있다. 다만 LG디스플레이 등 일부 계열사는 크리스마스 이후부터 8일간 휴가를 쓰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전에는 일부 직원들이 연차를 소진하기 위해 개별적으로 휴가를 내는 사례는 있었지만, 상사가 휴가를 가지 않으면 직원들이 눈치를 보며 휴가를 쓰지 않는 일이 많았다. 회사로서도 직원들이 연차를 소진하지 않으면 남은 연차를 현금으로 보상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그룹 관계자는 “특별히 일정이 없는 연말에 직원들이 사무실을 지킬 게 아니라 온전히 휴식을 취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휴가를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연말 장기 휴가제를 시행하는 회사가 많지 않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크리스마스 연휴를 끼고 장기 휴가를 보내는 게 보편화돼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구광모 회장의 실용주의 경영 스타일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예 종무식을 열지 않는 기업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2014년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누운 이후 종무식을 하지 않고 있다. 연말 휴가를 쓰는 직원들을 배려해 1월 2일 시무식만 한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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