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피스는 노끈 한 줄도 버리지 않고 모은 수집가이기도 했다. 한국과 관련된 각종 문서와 사진을 포함해 그가 평생 수집한 방대한 자료는 사후 모교인 미국 뉴저지 럿거스대에 기증됐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럿거스대 도서관의 ‘그리피스 컬렉션’이다.
<그리피스 컬렉션의 한국 사진>은 그리피스 컬렉션 중 1876년을 전후한 시기부터 1920년대까지의 한국 사진과 관련 논문 일곱 편을 엮었다. 엮은이는 2008년 럿거스대에 방문교수로 머물면서 그리피스 컬렉션에 산재된 한국 사진들을 모두 카메라로 찍은 고(故) 양상현 순천향대 건축학과 교수와 럿거스대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는 유영미 교수다.
1부에는 그리피스 컬렉션의 사진자료 530여 장이 ‘조선왕실과 대한제국’ ‘제국주의 침략과 민족운동’ ‘조선 사람들의 생활과 삶’ ‘도시와 건축’ ‘근대 교육과 기독교’ 등의 주제로 나뉘어 담겼다. 타임머신을 타고 100~130년 전 한국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 만큼 당시 이 땅의 여러 모습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2부에서는 그리피스 컬렉션 한국 사진의 학술적 가치와 <은둔의 나라 한국>의 텍스트 형성 과정 등 다양한 연구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부록에서는 사진자료들의 제목, 그리피스의 메모와 해석, 참고사항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양상현·유영미 엮음, 눈빛, 442쪽, 4만5000원)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