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만에 우승 안겨준 '박항서 매직'에 베트남 내 韓 기업도 싱글벙글

입력 2019-12-14 08:45  


통일 이후 60년 만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박항서 감독과 함께 베트남서 '한류' 열풍이 제대로 불고 있다. 베트남 현지 축구 팬들은 박항서 감독을 '박당손'(Park Dang Son)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당손'은 '행운이 좋은 때'란 뜻의 현지어다. 박항서 감독이 전해준 '행운'에 베트남 국민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이 함께 웃었다.

◆ 현대차, 베트남 車시장 '강자' 토요타 꺾고 '넘버 1' 등극
14일 베트남 자동차산업협회(VAMA)의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의 베트남 판매량은 올해 들어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에서 7만802대를 기록해 7만633대를 판매한 토요타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현대차가 단일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오른 건 국내를 제외하고 베트남이 처음이다. 현대차와 베트남 합작 파트너인 탄콩그룹은 지난 4월 박항서 감독에게 '싼타페'를 증정한 바 있다.

현대차 베트남 합작법인(HMRV)은 지난 11월 전년동기 대비 판매량이 19.1% 성장했지만 토요타는 외려 11% 감소했다. 현대차 베트남 판매를 견인한 모델은 그랜드 i10과 엑센트 등 소형차 모델이다. 그랜드 i10은 1739대가 팔렸고 엑센트는 1987대가 팔렸다. 지난해 6만여대를 판매한 현대차는 올해 설정한 목표치 7만대를 이미 훌쩍 넘겼다.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뒷면에 박항서 감독이…베트남 핸드폰 시장 꽉 잡은 삼성

삼성전자는 지난 6월 '갤럭시 S10+' 박항서 에디션을 한정 출시했다. 베트남에서만 2000개 한정으로 내놓은 이 모델은 한 달여 만에 완판됐다. '갤럭시 S10+ 박항서 에디션'은 갤럭시 S10+ 제품과 함께 박항서 감독 이미지와 사인이 새겨진 포장 상자와 스마트 케이스인 갤럭시 프렌즈, 1만 밀리암페어(mAh) 용량 보조배터리로 구성됐다. '박항서 에디션'의 소비자 판매가는 2399만동(약 122만원)으로 일반 갤럭시 S10+제품보다 100만동(약 5만원) 비쌌다. 그래도 현지에서 인기가 높아 전 수량 판매됐다.

삼성전자는 12일 베트남에서 고사양 중저가 라인업인 '신형 갤럭시 A51' 시리즈를 내놓으며 '박항서 우승 효과'와 함께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스마트폰 최초로 매크로 렌즈가 장착된 이번 모델은 32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4800만 화소 후면 메인 카메라와 함께 4개 카메라가 L자 형태로 배치된다.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중가형 모델로 스마트폰 출하량을 확대해 베트남을 비롯해 글로벌 1위 자리를 지킨다는 방침이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6년간 베트남 독보적 1위 차지한 삼성전자 TV
삼성전자는 베트남 TV 시장에서 2014년 5월 이후 1위 자리를 굳건히 수성 중이다. 베트남 내 시장 점유율은 2017년 41.6%, 2018년 42%, 2019년(10월말까지 누적) 42.6%로 계속 오름세다. 삼성전자는 2018년 3월부터 박항서 감독을 브랜드 홍보대사로 앞세워 순항 중이다. 지난해 5월 베트남 현지에서 방송되는 삼성전자 QLED TV 광고모델로도 발탁하기도 했다.

사실 베트남서 삼성은 국민기업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삼성전자는 이미 2008년부터 베트남에 대규모 핸드폰 공장을 설립하고 소비자가전 복합단지도 신설하는 등 획기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삼성전자가 채용하고 있는 현지 직원은 10만명이 넘고, 삼성전자의 베트남 법인 지난해 수출액은 600억달러다. 전체 수출액의 3분의 1 수준이다. 지난 10월 베트남리포트(VNR)이 2019년 가장 큰 500대 기업 1위로 삼성을 뽑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베트남 내 외국은행 1위 올라선 신한베트남은행…타 은행들도 호황

지난해 3월부터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박지성' 르웅쑤언쯔엉 선수를 광고모델로 앞세워 베트남 36개 전 영업점 외부광고와 현지 언론 홍보를 진행한 신한베트남은행은 베트남 외국계 은행 1위 자리를 수성 중이다.

'박항서 효과' 덕택에 신한베트남은행의 고객은 2018년 3월 104만 명에서 2019년 10월 기준 151만 명으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카드 고객은 19만 명에서 21만 명으로, 인터넷뱅킹 이용자도 12만 명에서 18만 명으로 각각 증가했다.

이 외에도 우리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KEB하나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은 물론 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과 부산은행 등 지방은행 역시 베트남에서 진출해 있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베트남 제사상에 올라간 초코파이부터 최초로 '새벽 배송' 앞세운 롯데마트
오리온의 초코파이가 베트남서 대세로 떠올랐다. 베트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화제가 된 제사상에 올라간 초코파이 사진처럼 초코파이는 베트남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오리온의 베트남 사업 매출액은 지난해 2339억원을 기록하며 베트남 진출 13년 만에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롯데쇼핑은 최근 국내에선 매출 실적이 저조했지만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시장에서의 활약으로 해외 매출에선 '활짝' 웃었다. 베트남서 13개의 롯데슈퍼를 운영한 롯데쇼핑의 올해 3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5% 크게 증가했다. 베트남서 대형마트 최초로 새벽 및 1시간 이내 배송 서비스를 도입한 것이 성공 주 요소로 꼽힌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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