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불법영업' 판단을 받고 한국에서 철수했던 글로벌 최대 승차공유(라이드셰어링) 업체 우버가 최근 택시와 손잡고 '우버택시'로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우버는 오는 16일~27일 오후 11시부터 익일 오전 2시까지 '우버택시'로 승차 거부 없는 택시를 만들자는 취지로 '택시 해피존'을 운영한다. 서울시, 서울개인택시조합과도 협력한 결과물이다.
우버택시는 기존 우버 플랫폼의 주요 기능을 일반 택시에 적용한 것이다. 이용자가 우버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택시를 호출하면 가장 효율적 경로에 있는 택시가 자동 배차된다.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호출서비스와도 유사하다.
여기에 우버는 택시 해피존 운영기간 우버택시 앱을 이용해 운행을 완료한 택시기사들에게 특별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택시기사들 반응도 우호적으로 돌아섰다. 뜨겁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은 "우버가 한때 개인택시와 대립각을 세웠지만 지금은 친구"라며 우버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우버의 이같은 행보는 2015년 택시업계와의 불화로 국내에서 사업을 접어야 했던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
우버는 2013년 일반 운전자 누구나 자신의 차량을 활용해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우버엑스'를 론칭(출시)했다가 2년도 안 돼 서비스를 종료해야 했다. 당시 택시업계는 "자가용으로 승객을 태우고 돈을 받는 것은 불법"이라며 우버엑스를 강하게 압박했다.
이에 경찰이 우버 수사에 착수, 검찰은 허가나 면허가 없는 자가용 운송행위를 했다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후 법원은 우버코리아 지사장 등에게 벌금형을 선고했고, 국회는 일명 '우버택시 금지법'을 2015년 통과시켰다.
업계는 우버가 국내 시장을 잡기 위해 택시와의 협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더욱이 정부는 올 7월 택시업계와의 상생을 강조한 '택시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에밀리 포트빈 우버 북아시아 대외정책총괄은 최근 한국 기자들과 만나 "우버엑스 등 승차공유서비스 재진출 계획은 없다"고 선을 긋고 "우버의 목표는 훌륭한 택시사업"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우버는 올해 1월 서울시 공식지정 외국인 택시서비스인 인터내셔널 택시를 출시하는 등 택시업계와의 협력에 힘 쏟는 모습.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버택시 파트너는 3000여대 수준으로 파악된다.
모빌리티 업계는 정부가 택시 면허 중심의 모빌리티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경우 우버 같은 대규모 자본을 앞세운 글로벌 업체들에게 속수무책 주도권을 내줄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버는 우리나라에서 택시와 협력하는 모델로 사업 방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며 "택시제도 개편방안이나 '타다 금지법' 세부 시행령이 마련되면 향후 국내에 본격 진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타다를 비롯해 자본력에서 달리는 모빌리티 스타트업들은 더더욱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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