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中 핀테크도 '쪽박'…IPO 앞두고 기업가치 반토막

입력 2019-12-13 17:42   수정 2019-12-14 00:59

알리바바, 야후재팬 등 대규모 투자 성공으로 한때 ‘미다스의 손’으로 불렸던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사진)이 잇따른 투자 실패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위워크 등에 대한 투자 실패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대규모로 투자한 중국 금융회사마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기업가치가 당초 예상치의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뉴욕 증시 상장을 앞둔 중국 핑안보험 산하 원커넥트금융기술은 공모가를 기존 책정한 주당 12~14달러 선에서 9~10달러 선으로 낮췄다. 공모 물량도 당초 계획한 3600만 주보다 28%가량 줄어든 2600만 주로 줄였다. 원커넥트는 중국 최대 보험사인 핑안보험 자회사로 블록체인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금융 플랫폼을 금융회사에 제공하는 핀테크(금융기술) 업체다.

원커넥트의 계획대로 공모가가 결정되면 원커넥트 기업가치는 36억달러(약 4조2084억원) 수준이 된다. 지난해 소프트뱅크그룹 등 투자자로부터 6억5000만달러를 투자받으며 평가받았던 기업가치 75억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FT는 “원커넥트의 기업가치 급락은 위워크 투자 실패를 경험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에 또 하나의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140억달러를 쏟아부은 공유사무실 업체 위워크의 기업가치가 80억달러 밑으로 떨어진 영향 등으로 올 2분기 7043억엔(약 7조5165억원)의 손실을 냈다. 최근 비전펀드는 투자한 지 2년도 안 돼 미국의 애견 산책 대행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웨그랩스 지분 약 50%를 매각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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