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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의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항공및원자력공학부 교수와 이상준 포스텍 기계공학과 교수팀은 자석에 잘 달라붙는 복합소재를 이용해 가오리 몸체같이 유연한 오염방지 물질(사진)을 개발했다고 13일 발표했다. 가오리가 파도타기를 하듯 몸 모양을 바꾸며 이물질을 털어내는 모습에서 착안한 자연생체모사기술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가오리는 몸 양쪽에 달린 커다란 지느러미 모양을 변화시키면서 표면에 소용돌이 흐름(와류)을 만든다. 이 소용돌이는 오염물질이 표면에 접근하지 못하게 막는 천연 보호막 역할을 한다. 가오리가 헤엄칠 땐 소용돌이뿐 아니라 ‘빗자루질’ 효과도 나타난다. 몸통 표면과 수직 방향으로 작용하는 ‘전단응력’이 빗자루처럼 표면을 훑어 오염물질 부착을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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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석을 움직여 자기장을 이동시키면 인공근육이 수축 또는 이완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하고, 인공근육 수축과 이완의 깊이와 주기를 조절해 오염물질의 부착을 최소화하는 조건도 찾아냈다. 소용돌이 흐름과 전단응력이 물 없이도 나타나도록 유사 환경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지속적이고 근본적인 오염 방지가 필요한 의료기기나 해양 구조체, 선박 표면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최근호에 실렸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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