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는 16일부터 닷새간 내년 경영전략의 밑그림을 그리는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매년 6월과 12월에 열리는 이 회의는 국내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 등 임원 400여명이 한 자리에 모여 부문별 업황을 점검하고 경영전략을 확정하는 삼성의 대표적 브레인스토밍 행사다. 올해는 16일 경기도 수원·화성·기흥 사업장에서 각 사업부문별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시작한다.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부회장, 고동진 IT·모바일(IM) 부문 사장,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 3명의 부문장을 비롯해 주요 사업부장, 실무 임원, 해외법인장 등이 모여 내년 사업전략과 방향을 집중 점검한다.
스마트폰·소비자가전·전사 부문은 16~18일,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은 18~20일 회의를 진행할 예정. 각 부문장들이 직접 주재하는 이 회의는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한 채 비공개로 열린다.
올해 글로벌 전략회의의 주요 화두는 주요 먹거리인 반도체 산업 위기극복 방안과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등 미래 핵심 성장분야의 중장기 전략 마련으로 압축된다.
반도체 부문은 사흘간 메모리, 시스템LSI,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디스플레이 등 사업부별 시장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지난 4월 발표한 '2030년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위' 목표에 대한 중간점검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세계 1위인 대만 TSMC를 추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점유율 격차가 다시 벌어지고 있어 대응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 목표에서 파운드리와 이미지센서 등을 '첨병'으로 삼고 있다.
스마트폰 부문은 내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0'에서 공개될 '갤럭시S11'과 폴더블폰 후속작 등의 마케팅 전략이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삼성전자의 첫 폴더블폰 '갤럭시폴드'는 3개월 만에 50만대가 팔려나가 5G 시대의 새로운 폼팩터(특정기기 형태)로서의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에 프리미엄폰 라인업 정리 등이 화두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소비자가전 부문은 다음 달 초로 예정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0'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내년부터 본격화할 8K TV 시장 선점 전략 등이 중점 보고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선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내년을 8K TV 대중화 원년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12월 초로 예상됐던 삼성전자의 정기 임원인사가 지연되면서 글로벌 전략회의도 함께 연기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내년도 경영전략의 큰 그림을 그리는 회의를 늦추긴 어렵다는 판단에서 예정대로 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 적극적 경영 행보를 보이는 이재용 부회장이 회의에 참석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으나 예년처럼 불참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