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CM과 차익거래

입력 2019-12-15 16:13   수정 2019-12-15 16:14

롱텀캐피털 매니지먼트(LTCM)라는 회사가 있었다. 은행가 출신부터 ‘블랙-숄츠’ 공식이라는 옵션가격 산출이론을 만들어낸 노벨 경제학상 출신 시카고대 교수에 이르기까지 화려한 이력의 드림팀으로 구성됐다. 이들의 매매방법은 채권 만기일을 기점으로 가격이 비싼 채권과 가격이 싼 채권 간의 가격차이를 이용하는 방식이었다. 비싼 채권은 매도하고, 싼 채권을 매수해 시간이 흘러 만기일이 다가오면 두 채권의 가격차이는 줄어들게 된다. 그 차액을 수익으로 챙기는 구조다. 이론상으로는 완벽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회사는 파산하게 됐다.

그들은 싼 러시아 채권을 매수하고, 비싼 미국 채권을 매도했다. 러시아가 재정파탄을 이유로 모라토리엄(채무불이행)을 선언함에 따라 러시아 채권가격은 폭락했다. 가격차가 좁아져야 수익이 나는 차익거래에서 차이가 오히려 급격하게 벌어짐에 따라 대규모 손실을 떠안고 결국은 파산하게 됐다. 이때 거래규모는 1조2500억달러에 달했다.

선물옵션에도 이런 거래방식이 있다. 차익거래라고 한다. 코스피200지수와 선물 간의 가격차를 이용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런 매매방식은 주로 우정사업본부에서 시행한다. 주식을 사고 팔면서 발생하는 거래세를 우정사업본부는 2021년 말까지 면제받기 때문이다.

차익거래가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만기일이 있기 때문이다. 매분기 두 번째 목요일에 돌아오는 쿼드러플(선물, 옵션 개별주식 선물, 옵션)데이다. 만기일이 되면 법으로 코스피200지수와 선물지수가 같아지게 돼 있다.

이에 따라 선물지수가 갑자기 급등하는 경우에는 비싼 선물을 매도하고, 싼 주식을 매수하는 매수차익거래가 발생한다. 선물지수가 급락하면 비싼 주식을 매도하고, 싼 선물을 매수하는 매도차익거래가 나타난다.

차익거래를 차익을 수익으로 챙기는 우정사업본부의 수익모델이라고 폄하하면 안된다. 외국인들이 쥐고 흔드는 주식시장 변동성을 완화시켜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주식 거래량 확대에 따른 주가의 점진적 상승도 긍정적 효과다. 외국인들의 주식거래를 유도함에 따라 발생하는 세수확보는 덤으로 챙길 수 있는 중요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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