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전문가들은 위성사진 분석 등을 통해 7일 시험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또는 위성용 로켓 엔진 시험으로 분석했다. 13일 시험 역시 신형 엔진 연소 시험이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미 군사당국도 북한의 연이은 동창리 시험을 ‘신형 다단 로켓’ 개발과 관련한 시도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 국방과학원은 14일 발표한 담화에서 “2019년 12월 13일 밤 10시41분부터 48분까지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이 진행됐다”고 했다. 북한이 공개적으로 시험 진행 시간(총 7분)을 밝힌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7분간의 연소 시험을 감안하면 2단 추진체 엔진 연소 시험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보통 ICBM 또는 위성용 1단 엔진은 3~5분 연소하는 데 비해 2단 엔진은 다단연소(켰다가 끄기)를 2~3회가량 할 수 있어 7분 이상 시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한·미 군당국은 이번 로켓 엔진 시험이 ICBM용인지, 정찰위성용인지 최종 판단은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전문가는 북한 국방과학원 담화 직후 나온 박정천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의 담화에서 언급된 ‘또 다른 전략무기’라는 표현에 주목하고 있다.
앤킷 판다 미국 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은 “덜 도발적으로 보이는 우주 발사체 발사와 매우 도발적인 ICBM 발사 가운데 후자 쪽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마음이 기울고 있다는 추가적 증거”라고 말했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도 “이번 시험은 ICBM용 엔진 시험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국제연구소 비확산센터 소장은 트윗을 통해 “7분은 모터 분사·연소(burn)보다는 RV(reentry vehicle·재진입체) 시험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RV는 탄도미사일이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다시 진입하도록 하는 기술로 ICBM 개발 성공의 관건이다.
북한이 이번 시험을 야간에 한 것은 미국의 감시·정찰자산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이번 북한의 ‘중대 시험’에 대해 “우리는 한국 및 일본 등 동맹국과 긴밀하게 조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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