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도심 밖 충전장치 설치가 더 쉬워 충전 인프라 확대 역시 빠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혁신 전기차의 상징 테슬라에 이어 전통의 트럭 세 강자, 볼보,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 만트럭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 테슬라 - 미래지향적 디자인
16일 상용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는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 호손에 있는 테슬라 디자인센터에서 전기차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을 론칭행사를 열었다. 당시 행사에 공개된 사이버트럭은 언뜻 보기에도 기존 트럭 디자인과는 확연히 달라 이목이 집중됐다.
사이버트럭은 장착된 모터 개수에 따라 모델이 싱글모터(1개), 듀얼모터(2개), 트리플모터(3개)로 각각 나뉜다. 싱글모터는 시동을 건 뒤 시속 60마일(시속 96.6km)까지 6.5초가 걸리고 듀얼모터와 트리플모터는 각각 4.5초, 2.9초가 소요된다.
디자인은 철갑 장갑차 외형을 띠면서 미래지향적이라는 평가가 나왔고 차체 강판은 테슬라 '스페이스X' 로켓에 장착하려는 것과 같은 재질을 사용해 은빛이 감도는 게 특징이다. 완전 충전시 최대 800㎞ 이동이 가능하고 자율주행기능을 옵션으로 추가할 수 있다. 생산은 2021년부터 이뤄진다.
◆ 볼보 - 최대 주행 거리 300km
볼보트럭은 지난해 4월 16톤급 화물트럭 플랫폼 FL의 전기차 버전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 11일 16~27톤급 플랫폼 FE의 전기 트럭 모델을 공개했다.
이중 FL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판매와 생산이 시작됐고, 현재 유럽에서 폐기물 처리와 도심지역 화물 운송에 사용 중이다. 시동을 켜고 끄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아 야간 쓰레기 수거에 적합하고 공회전도 없다.
FL 일렉트릭의 제원은 185kW급 전기모터를 장착, 최고출력 174마력, 최대토크 43.3kg.m에 달한다. 배터리 용량은 300kWh이며 최대 주행거리는 300km이 이른다.
FE 일렉트릭은 16톤과 27톤급 트럭 두 종이 출시된다. 27톤급은 200~300kWh, 16톤급은 100~300kWh의 배터리가 장착됐다. 주행거리는 각각 200km와 300km다. 디젤 FL 모델이 다양한 특장형을 보유한 만큼 FE 일렉트릭 역시 자동차, 반도체 부품 등 다양한 운송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 벤츠 - 2시간 이내 완충
벤츠는 상용화 대형 순수 전기 트럭 'e악트로스'를 2021년부터 본격 양산한다고 발표했다. 메르세데스-벤츠 트럭은 지난해 9월부터 18t, 25t 트럭 10대를 독일과 스위스에 위치한 고객사에 전달하고 실제 환경에서 시범 운영을 진행했다. 앞으로 1년간의 추가 시범운영을 거쳐 본격 양산된다.
실제 주행과정에서 적재량, 차로 또는 지형 등에 상관없이 주행거리가 최대 200km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전기로 작동되는 화물 냉장 시스템과 에어컨 시스템도 정상적으로 기능을 수행했다.
메르세데스-벤츠 트럭은 리어 액슬 휠 허브 근처에 장착된 2개의 전기 모터가 동력을 제공한다. 각각의 모터는 126kW 출력과 485 Nm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최대 주행 거리는 약 200km 이고 충전기 출력에 따라 최소 2시간 이내(150kW의 경우)에 완전 충전할 수 있다.
◆ 만트럭 - 도심 최적화 설계
만트럭도 전기 상용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도심형 순수 전기 트럭 'CitE'와 배달·택배용 전기밴 'eTGE'을 내놨다. 전기밴 'eTGE'는 지난해 7월부터 유럽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최고출력 100kW(136마력), 최대토크 29.6kg.m의 준수한 성능을 보인다. 배터리 용량은 36kWh이며, 완충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급속 충전 45분, 7.2kW AC 충전기 5시간 20분이다.
도심형 순수 전기 트럭 'CitE'는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상용차 모터쇼(IAA 2018)에서 공개된 15톤급 전기 트럭이다. 도심 운송업자들의 원활한 차량 이동을 위해 운전석 높이를 높이고 문의 너비를 넓게 설계하는 등 도심 최적화 설계가 이뤄졌다. 최대 거리는 약 100km다.
이처럼 트럭 시장에 전기차 바람이 부는 이유는 트럭이 오염물질 배출 주범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의 조사에 따르면 유럽에서 상용차가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체 차량의 25%에 달하고 총 온실가스 배출량의 5%를 차지한다.
EU는 2030년까지 상용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올해 대비 30%로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게다가 앞으로 오염물질 배출 기준이 점점 더 까다로워질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상용차 업계 생존을 위해 전기차로의 전환이 필수가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유럽 중심으로 환경 기준이 강화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세계에서 건설 수요가 가장 많은 중국의 환경 규제도 강화될 예정이어서 중국을 겨냥하기 위해서라도 전기 트럭 개발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 승용차와 달리 대형트럭은 지정된 장소만 오가는 특성이 있어 오히려 충전 인프라 확장이 쉬울 수 있다"며 고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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