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금 들어올 곳은 막고 세금 쓰는 일만 '펑펑'…파국 두렵지 않나

입력 2019-12-16 17:43   수정 2019-12-17 00:13

현금 복지 지원을 받는 가구가 45.1%에 달한다는 추경호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의 분석은 중요한 사실들을 짚어보게 한다. 무엇보다도 현금 복지 가짓수가 과도하고, 지원받는 가구도 너무 많다. 그런 가구의 비율이 2017년 35.7%에서 올해 45%로 급등한 것도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 기간에 근로소득이 있는 가구 비율이 70.2%에서 68.7%로 떨어진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 정부 들어 지방자치단체까지 가세한 포퓰리즘 복지 정책은 큰 물결을 이루고 있다. 2014년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한 복지예산이 내년에는 180조원을 넘어선다. 기초연금, 실업수당, 아동수당, 근로장려금 등으로 다기화된 프로그램으로 인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현금 복지 예산만 100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내년에 예정된 60조원 규모 적자국채 발행의 주 요인이다.

‘돈 버는 가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현금 복지가 지속되기는 어렵다. 장기 불황에 접어들면서 세수(稅收)도 함께 줄어들 판에 돈이 생길 만한 신산업은 막혀 있다. 규제행정이 세금 나올 길을 가로막는 격이다. 그러면서도 선심성 재정 지출은 거침없이 이어지고, 제대로 된 제동장치도 없다. 올해 85조원에 달하는 지자체들의 복지예산도 88%가 국고에서 나가는데 중앙정부는 견제할 의지도, 역량도 없어 보인다.

가구의 근로소득이 늘어나도록 하는 데 정부 역량이 집중돼야 한다. 그게 현금 복지 확대보다 훨씬 생산적이고 경제를 살리는 길이다. 급증하는 국가부채는 도외시한 채 당장의 표 계산이나 하는 재정 살포는 미래세대에 엄청난 부담을 떠넘길 뿐이다. 국가적 위기인 저출산 문제를 정부가 부채질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근로소득도, 사업소득도 없이 정부 현금지원에나 기대는 가구가 늘어나는 것은 정책의 실패다. 중산층이 몰락하고 나랏빚이 늘어나는 국가의 장래는 뻔하다. 그 결말이 두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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