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3분기 배럴당 6.5달러에서 4분기 2.1달러로 4.4달러 하락했다. 지난주에는 -0.6달러로 적자 전환됐고 이후 횡보를 지속하는 모양새다. 국내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은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기준 배럴당 4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4분기 이후로는 휘발유, 경유 등을 팔수록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 발표된 1월 아시아향 공식판매가격(OSP)은 배럴당 3.7달러로 전월 대비 0.3달러 상승해 원가 부담이 가중됐다. 이는 연초대비 약 3.0달러 상승한 것이며, 이만큼의 추가적인 정제마진 축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정유업계는 국제해사기구의 선박연료유 황함량규제(IMO 2020) 수혜를 기대했지만 이마저도 용이하지 않은 상황이다. 황 연구원은 "IMO2020 규제로 복합정제마진이 개선되려면 초저유황선박유(VLSFO) 가격 상승이 선행되고, 선박용경유(MGO) 마진도 대폭 상승해야 하며, 결과적으로 MGO 생산을 위한 디젤 수요가 증가해야 한다"면서 "초저유황선박유(VLSFO) 마진은 12월부터 소폭 상승하고 있으나 복합정제마진 개선에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디젤 마진은 12월 이후 배럴당 1.2달러 하락했고 지난주에도 0.5달러 추가 하락했다. 벙커링 수요가 고유황유(HSFO)에서 저유황유(LSFO)로 이전하기 시작했지만, 글로벌 디젤 시장 규모가 MGO와 VLSFO 시장에 비해 10배 이상 크기 때문에 마진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전망이다.
황 연구원은 "오히려 OSP 등 원유 도입 비용 부담이 크게 작용할 전망"이라며 "2020년 하반기에는 전기차 시장 확대로 가솔린, 디젤 등 정유 산업 절반을 차지하는 제품 수요가 감소해 펀더멘털 약화 우려가 우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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