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조는 17일 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18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18일엔 주간조와 야간조가 두 시간씩, 19일엔 네 시간씩 파업을 한다. 20일까지 노사 교섭이 이뤄지지 않으면 파업 시간을 더 늘리기로 했다.
노조는 또 18일부터 특근과 잔업을 거부하기로 했다. 간부들은 농성에 들어간다. 기아차 노사는 10일 16차 본교섭에서 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지만 13일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다. 기아차 노조원 2만9370명 가운데 51.6%인 1만5159명이 합의안에 반대했다.
잠정안의 주요 내용은 △기본급 4만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150%+300만원 지급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라인수당 인상(S급 5만원) 등이다. 이는 지난 9월 타결된 현대차 임단협안과 거의 같다.
업계에서는 기아차 노조원 사이에서 “올해는 현대차보다 더 많이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합의안이 부결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차보다 임금 수준이 낮은데 매년 비슷하게 인상되다 보니 계속 차이가 유지되고 있다는 논리다. 한 관계자는 “현대차나 기아차 노조가 1차 합의안을 부결시켜도 결국 몇만원짜리 상품권을 더 받는 수준으로 마무리되는 게 일반적”이라며 “기아차 노조가 파업에 나서면 회사 이미지만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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