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페덱스 배송 쓰지 마"…연말 대목 앞두고 '물류 장악 전쟁'

입력 2019-12-17 16:04   수정 2019-12-18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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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유료 회원제 ‘아마존 프라임’ 주문에 페덱스 일반배송을 쓰지 말라고 입점업체들에 ‘금지령’을 내렸다. 주요 외신들은 자체 배송 서비스를 키우려는 아마존이 연말 쇼핑 대목을 앞두고 경쟁업체 밀어내기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아마존은 전날 입점업체들에 이메일을 보내 이번주부터 아마존 프라임 회원이 주문한 제품은 페덱스 일반배송(페덱스 그라운드)을 통해 보내지 말라고 통보했다. 아마존 프라임은 주문 당일이나 이틀 만에 제품을 배송해주는 월정액 구독 서비스다.

아마존은 페덱스의 배송 서비스가 부진하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페덱스가 일반배송 서비스를 개선할 때까지 금지 조치를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페덱스 배송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CNBC방송은 “아마존이 크리스마스 휴일 등 연말 쇼핑철을 앞두고 입점업체의 페덱스 배송 서비스 이용을 막았다”며 “아마존과 페덱스 간 배송 경쟁이 더욱 극심해졌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선 일반적으로 연말 연휴 기간 배송 물량이 연중 평균치에 비해 약 두 배 많다. 올해 연말 연휴는 지난해보다 6일가량 짧아 히루 평균 배송량이 작년보다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

아마존은 최근 배송업계에서 덩치를 키우고 있다. 2015년부터 화물 운송용 항공기와 트럭 등을 대거 들였다. 전 세계에 물류 허브를 확보하고 배송 직원을 늘리는 등 자체 배송망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작년에는 재무보고서에 ‘운송·물류 서비스’ 사업 진출을 명시했다.

이는 배송산업의 가파른 성장세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에 따르면 글로벌 배송산업은 매년 10%씩 성장해 2030년에는 3600억달러(약 420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수수료 장사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아마존이 배송산업에 관심을 두는 이유다. 아마존에서 팔리는 전체 상품 중 58%는 입점업체가 직접 배송하는 제품이다. 입점업체는 상거래 플랫폼인 아마존과 배송업체에 각각 수수료를 낸다. 입점업체가 아마존 자체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면 아마존이 물류 창고 이용료를 매길 수도 있다.

아마존은 이미 미국에서는 자체 배송 비중을 크게 늘렸다. 2013년에는 자체 배송 비중이 총판매량의 7%에 그쳤으나 작년에 26%로 뛰었다. 물류정보업체 SJ컨설팅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 7월 전체 배송량의 45%를 자체적으로 해결했다.

이에 따라 아마존과 페덱스 등 기존 배송업체 간 관계도 바뀌고 있다. 아마존이 이제는 배송 고객사가 아니라 경쟁사가 되고 있다는 뜻이다.

올 들어 아마존과 페덱스는 치열한 배송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4월 아마존은 ‘하루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한 달 뒤엔 페덱스가 일요일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아마존과 페덱스는 배송용 로봇도 내놨다.

아마존은 미국 내 배송 건에 대해서는 페덱스 이용을 중단했다. 지난 6월엔 항공화물 운송 계약을 끝냈고, 8월엔 지상 화물 운송 계약을 종료했다. 페덱스는 아마존의 라이벌 기업인 월마트, 타깃 등과의 협업을 늘리는 것으로 응수했다. 포브스는 “아마존이 페덱스와 사실상 결별한 후에도 입점업체는 페덱스의 고속배송과 일반배송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이번 조치로 일반배송 이용이 어려워졌다”고 보도했다.

페덱스는 이날 “아마존이 역사상 가장 배송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에 중소업체의 선택권을 제한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페덱스는 “아마존의 결정이 페덱스 사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뉴욕 증권시장에서 페덱스 주가는 약 1% 하락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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