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 최근 발표한 재무구조 개선 방안으로 순차입금을 1조원 가량 줄일 수 있게 돼서다.
한국신용평가는 17일 CJ제일제당의 재무구조 개선 방안 관련 "신용도 하향 압력이 다소 완화됐다"고 밝혔다. 자산 매각과 제3자 투자 유치 등으로 인한 대규모 현금 유입을 감안한 발표다. 과거 계속된 투자로 악화된 재무구조가 상당 수준 회복될 것이라는 게 한신평의 판단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9일 다수의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내놨다. 공격적으로 단행했던 투자 속도를 늦추고 수익성을 안정화시키기 위해서다. 유휴 부동산 매각, 판매후임차(Sales and Lease Back), 자본성 증권(신종자본증권, 전환상환우선주) 발행이 대표적이다.
매각 및 발행 대금은 연내 유입이 완료될 예정이다. 규모는 약 1조6000억원이다. 이번 재무구조 개선 방안이 완료되면 CJ제일제당의 순차입금이 1조원 안팎 감소할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해 몇 년 간 생산설비 증설과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시너지 효과가 나기도 전에 재무부담이 커졌다. CJ제일제당의 연결 기준 조정순차입금(대한통운 제외)은 올 9월 말 기준 7조6000억원이다. 순차입금은 11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신용평가업계 안팎에선 CJ제일제당의 신용등급(AA)이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미 CJ제일제당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부여해 좀 더 적극적으로 하향 조정 가능성을 공개하기도 했다.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한신평 역시 "재무부담이 완전히 안정화하려면 지속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차입금이 여전히 많은 데다 자체적으로 창출한 현금으로 차입금 상환과 투자자금을 충당하기 녹록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태일 한신평 선임연구원은 "CJ제일제당이 추진하고 있는 재무구조 개선 방안의 진행 경과와 함께 본원적 사업 경쟁력 제고, 수익성과 현금흐름 추이를 관찰해 향후 신용등급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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