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은행 앱에서 다른 금융사 서비스 대부분을 사용할 수 있는 오픈뱅킹(open banking) 시스템이 18일 전면 시행된다. 지난 10월말 10개 은행을 대상으로 진행한 시범 운영이 47개 기관(16개 은행, 31개 핀테크기업)으로 확대 시행되는 것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결제원은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오픈뱅킹 서비스 출범행사'를 열고 오픈뱅킹 전면 시행을 선포했다.
오픈뱅킹은 계좌조회, 이체 등의 서비스를 표준방식(API)으로 만들어 다른 금융 사업자에게 개방하는 걸 말한다. 사실상 모든 은행의 결제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오픈뱅킹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시범시행 50일 만에 300만명, 700만 계좌가 등록을 완료했다. 오픈뱅킹 신청한 기관도 177개에 달했다.
그동안 은행 서비스는 거래 은행 수만큼 모바일 앱을 깔아 사용해야 했다. 3개 은행 계좌를 갖고 있으면 3개의 앱, 5개 은행 계좌는 5개 앱이 필요했다. 그러나 오픈뱅킹이 시행되면 거래 은행 수만큼 앱을 깔지 않아도 된다. 편리한 하나의 은행 앱을 통해 다른 은행의 입출금 이체, 잔액·거래내역·계좌실명·송금인 정보 조회 업무 등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핀테크 기업들의 활동 영역이 넓어지게 된다. 토스, 카카오페이, 핀크 같이 은행과 제휴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은행 제휴라는 첫 번째 문턱을 넘어서도 건당 500원 안팎의 수수료를 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그런데 오픈뱅킹이 도입되면 자동으로 망에 연결되기 때문에 은행 제휴가 필요 없고 수수료는 건당 500원에서 20분의 1 수준인 20~30원으로 떨어진다. 핀테크 기업의 다양한 혁신 활동이 기대되는 이유다.
금융당국은 오픈뱅킹이 단순한 결제망 개방을 넘어 시장구조 재편 및 금융산업의 혁신으로 연결되길 기대하고 있다. 더욱이 저비용 고효율 간편결제 활성화로 경제 전반의 거래비용이 줄어들면서 금융산업 전체의 부가가치 창출 여력도 확대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오픈뱅킹이 지속가능한 금융혁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확장성과 유연성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참여기관도 시중은행을 넘어 저축은행, 상호금융, 우체국 등 제2금융권으로 확대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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