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 암호화폐 벤처캐피털(VC)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사진)는 내년이 암호화폐 시장 제도권 진입과 대규모 채택(mass adoption)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해시드라운지에서 열린 '더 이어 엔드 밋업' 연사로 나선 김 대표는 "카카오 클레이튼이 내년 3월, 네이버 라인 링크체인이 내년 상반기 중 메신저에 암호화폐 지갑 탑재가 예정된다"면서 "시장이 커지면 일종의 인덱스(지수)로 비트코인 가격은 오를 가능성이 높다. 과거 상승과는 달리 비교적 단단한 펀더멘털을 갖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암호화폐 시장의 규제 정립, 제도화와 함께 은행 및 증권사의 진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 내다봤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권고안에 따라 내년 대다수 G20(주요 20개국)이 내년 6월까지 기존 금융자산 수준의 암호화폐 관련 규제안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
김 대표는 "규제가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규제를 받더라도 암호화폐가) 제도권에 진입해야 진정한 의미의 기관투자자들도 시장에 들어올 수 있고, 암호화폐 업계가 산업으로서 정당한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일본 라쿠텐은행이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를 취급 자산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어 "젊은층에서는 원화보다 비트코인을 더 많이 가진 경우도 있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암호화폐 수탁 서비스를 준비하는 이유"라면서 "내년에는 디지털 자산 시대의 첫 '블록체인 은행' 사례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이 내년 중 '디지털 위안화'를 출시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디지털 위안화 출시 배경에 대해 "중국은 부동산 가격 거품 붕괴와 증시 하락을 막아야 하는데 외환까지 빠른 속도로 유출되고 있다. 이를 연착륙시키면서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중국이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CBDC)로 '일대일로'(중국이 주도하는 세계 경제권) 참여 국가들과 함께 경제 인프라를 만들어가면서 디지털 경제권에서 위안화가 기축통화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가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흐름에 대항해 미국에서도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리브라' 관련 논의가 빠르게 진행돼 블록체인 분야에서도 미국과 중국이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도 예측했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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